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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질까
입력 2018-05-29 05:50  | 수정 2018-05-29 10:11
이청용은 한 번 더 남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승리는 달콤했지만 한 명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28일 온두라스전 직후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걸음걸이는 불편했다. 이날 두 차례나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청용은 인터뷰 요청을 사양하고 쩔뚝이는 걸음으로 지나갔다.
그 동안 언론과 접촉을 피하지 않았던 이청용이었다. 어려운 시기에도 할 말은 하는 이청용이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청용은 2008년 5월 31일 요르단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2차예선 홈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했다. 현 대표팀 선수 26명 중 태극마크 경력이 가장 오래됐다. 두 차례 월드컵에 참가하는 등 총 79경기로 기성용(99경기) 다음으로 A매치 경험이 많다.
그렇지만 현재 이청용의 입지는 단단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 부임 후 A매치는 온두라스전까지 세 경기 출전에 그쳤다.
소속팀에서도 많이 뛰지 못했다,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7경기(풀타임 1번) 출전에 그쳤다. 때문에 이청용의 발탁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 감독은 이청용이 매력적인 카드라고 표현했다.
염기훈, 이근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터라 이청용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베테랑이 필요한 신태용호다. 손흥민도 이청용과 기성용이 리더로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러시아월드컵 출전 티켓이 예약돼 있지 않다. ‘우 청용이라는 수식어도 사라졌다. 이청용 또한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이청용은 국내 두 차례 평가전에서 자신의 매력을 발산해야 했다. 그는 현재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 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청용은 온두라스전에서 100%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초반 두 명의 견제 속에서 안정된 볼키핑을 보였다. 그 이외 빛나지 않았다. 그의 드리블 돌파는 보기 어려웠다. 반대편의 이승우가 활발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온두라스의 거친 플레이에 두 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청용은 후반 11분 문선민과 교체 아웃됐다. 러닝이 어려웠다. 대구스타디움의 트랙 반 바퀴를 돌아가야 했다. 그가 그라운드를 떠난 후 포지션 경쟁자인 이승우와 문선민은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56분의 시간만으로는 역시 이청용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부족했다. 한 번 더 기회는 남아있다. 오는 6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갖는다.
그러나 마지막일지 모를 한 번의 기회는 보장돼 있지 않다. 온두라스전에 기성용, 이재성, 구자철, 윤영선, 권경원, 장현수, 김진수, 김승규, 김진현 등이 결장했다. 장현수, 김진수를 제외한 다른 7명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 뛸 가능성이 높다. 박주호, 이용, 김신욱은 추가시간 포함 20분도 채 뛰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청용의 몸 상태에 달렸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각하지 않은 것 같지만 보고를 받지 않아 아직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청용은 29일 병원 검사를 할 여지도 있다. 이청용에게도 부상 위험 신호등이 켜졌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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