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실확인] 이재명 욕설 파일 공개는 알권리?…명예훼손 '무게'
입력 2018-05-28 19:30  | 수정 2018-05-28 20:40
【 앵커멘트 】
자유한국당이 후보 검증을 이유로 이재명 경기지사의 욕설 파일을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도덕성 검증에 나섰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알권리에 해당하는지 사실확인에서 알아봤습니다.


【 기자 】
한국당 홈페이지 먼저 보시겠습니다.

경기도지사 이재명 후보의 6대 의혹 '국민이 직접 판단해 주세요'라며 올라온 음성 파일입니다.

지난 2012년 이 후보가 친형 그리고 형수와 통화한 녹음 파일을 올린 건데, 모두 5개 파일이고 분량은 38분 정도 됩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되는 부분, 짧게 들어보시겠습니다.

형 "너하고 대화 안해, 끝났어"
이재명 후보 "엄마한테 왜 그랬는지나 얘기해봐"

어머니를 모시는 문제 등을 놓고 이 후보와 셋째 형 부부간의 말다툼을 벌인 내용인데요.


법원은 이미 이 녹음 파일을 유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이재명 후보측의 가처분을 받아들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한국당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유는 뭘까요.

바로 국민의 알권리 때문이라고 한국당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후보의 도덕성 검증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거죠.

반면, 이 후보 측은 알권리를 빙자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과연 뭐가 맞을까요?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한데, 그래서 대법원 판례를 들춰봤습니다.

정치적 견해, 공공의 이해에 부합하는 정책과 관련된 의견을 표명함에 있어서는 명예훼손의 인정 여지를 좁게 본다고 돼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정치적 견해나 정책과 관련된 건 명예훼손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하지만, 이재명 녹취 파일은 가정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언사가 담긴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요.

대법원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임제혁 / 변호사
- "특정 후보의 가정사와 관련된 내용을 올려 놓은 거고, 정치적 견해, 공공 이해와 부합하는 부분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취재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국당이 올린 음성 파일은 알권리보다는 명예훼손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립니다.

다만, 욕설 공방이 도지사 자질 판단을 위한 참작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부분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확인,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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