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요양병원 암치료에도 보험금
입력 2018-05-28 17:48  | 수정 2018-05-28 20:23
그동안 보험가입자와 보험사 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암환자의 요양병원 진료비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요양병원 치료 가운데 암치료와 관련성이 있다면 입원비와 진료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암치료 관련성이나 과잉진료 여부를 판단할 기준은 제시하지 않아 향후 요양병원과 보험사 간 분쟁이 빈발할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 암 보험 약관은 '암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수술·입원·요양한 경우 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나온다. 그러나 '직접적인 목적'을 인정하는 범위가 보험사마다 달라 분쟁이 많았다. 특히 통원 치료가 여의치 않아 요양병원에 입원한 뒤 해당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보험사에서 '직접적인 암의 치료'라고 보기 어렵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환자들은 암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이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접수된 암 보험금 미지급 분쟁 조정 신청 건수가 700여 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요양병원 입원비와 관련된 분쟁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요양병원 치료비 가운데 암 치료와 관련이 있는 부분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조정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르면 7월 중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회부해 조정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감원 당국자는 "암 보험이 처음 나왔을 때는 없었던 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요양병원 치료 중에도 암치료로 볼 수 있는 게 많아져 이런 부분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암 보험 약관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항암치료 목적 등으로 요양병원 입원 시 입원비를 따로 지급하는 내용의 특약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원도 2015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 암 보험 약관이 더 명확해야 한다며 약관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생명보험 분야 최대 분쟁사항에 대해 당국이 큰 틀에서 방향을 정했지만 요양병원 치료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판단 기준이 없어 향후 이와 관련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요양병원들이 항암 효과가 있다며 하는 치료행위 중에 직접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없거나 과잉 진료인 경우도 있다"며 "어떤 치료행위를 항암치료로 인정할 것인가에 관한 판단 주체나 관련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만원 기자 /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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