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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떠났다` 첫방]채시라·조보아∼정혜영, 세 여자의 섬세한 내면 돋보였다
입력 2018-05-27 14:1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진정한 여자를 위한 드라마의 탄생이다. MBC 새 주말드라마 '이별이 떠났다'가 첫 방송부터 엄마 그리고 여자의 인생에 대한 고찰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별이 떠났다'는 너무나도 다른 두 여자 서영희(채시라 분), 김세영(정혜영 분)의 이야기를 통해 남편의 애인과의 갈등, 결혼으로 인해 자신을 내려놓게 되는 현실을 그린 드라마. 여기에 원치 않은 혼전임신을 극복해 갈 젊은 여자 정효(조보아 분)가 아이아빠 한민수(이준영 분)의 엄마인 서영희와 얽히며 그려갈 또 다른 여자의 인생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별이 떠났다'는 지난 26일 1-2회, 3-4회 두 시간 연속 방송분을 통해 전체 스토리의 기(起)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숨가쁘게 전개했다. 빛이라곤 TV와 냉장고 불빛 외에 찾아볼 수 없는 캄캄한 집에서 3년 넘게 살고 있는 서영희. 그는 남편 한상진(이성재 분)의 외도에 받은 커다란 상처로 스스로 가정을 지키겠다 마음먹으며 집의 문을 걸어잠근 것은 물론, 마음의 문까지 걸어잠그며 스스로를 상처 속에 가뒀다.
한상진의 아이를 임신한 김세영은 서영희에게 이혼하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지만 서영희는 절대 이혼을 해주지 않겠다 선언하며 김세영에게 '첩'의 지위를 선물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동료 한상진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세영은 꾸역꾸역 고된 생활을 살아갔다.

하지만 그 스스로 택한 '상간녀'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더욱이 한상진과의 감정은 이미 사랑 따위 사라진 지 오래. 지독한 현실만 남은 김세영에게 남은 건 두 집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만 있을 뿐, 남편으로서는 껍데기뿐인 '동거남' 한상진 그리고 그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어린 생명 딸 뿐이다.
수년간 자조와 염세주의적인 사고 속 세상과 담 쌓고 지낸 서영희의 삶에 작지만 큰 파장을 일으킨 인물은 정효다. 아들 한민수의 아이를 임신했다며, 아이를 지우고 몸을 추스릴 때까지만 묵겠다는 당돌한 요구를 해 온 정효를 차마 내칠 수 없었던 서영희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들이지만, 심한 입덧으로 탈수까지 온 정효를 병원으로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었다.
주먹을 꽉 쥐고 이를 꽉 물고 어렵사리 집 밖으로 나선 서영희는 정효의 낙태 수술을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지만 우연인지 예민함인지 모르게 수술대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이 절규하는 정효의 소리를 듣고 말았다. "너란 아이 정말 귀찮다"고 혼잣말 하면서도 자꾸 신경 쓰이는 정효를 외면하지 못하는 서영희의 모습은 사실상 낙태 수술을 중단하는 스토리를 암시,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이날 첫 전파를 탄 '이별이 떠났다'는 영화 '터널' '소원' '비스티 보이즈' 등 흥행 영화의 원작자인 소재원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전개방식과 '여왕의 꽃' '글로리아'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내조의 여왕'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신뢰를 받고 있는 김민식 PD의 탁월한 연출력, 그리고 채시라-이성재-조보아-이준영-정웅인-정혜영 등 배우들의 열연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채시라는 전에 보여준 적 없던 무미건조한 캐릭터를 잘 살려내며 역시 '연기神'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정혜영 역시 '불륜녀'라는 캐릭터가 지닌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할 수준의 내면 연기를 보여주며 향후 그려낼 캐릭터의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꾸준히 성장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조보아의 초반 열연은 '이별이 떠났다'의 화룡점정과도 같았다. 조보아는 여대생의 통통 튀고 발랄한 모습은 물론, 혼전임신이라는 인생의 의문부호 앞에 한층 깊어질 캐릭터의 내면을 무리 없이 소화해했다. 특히 채시라와 1대 1로 붙은 장면에서도 부족함 없는 열연으로 시처자의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이성재, 정웅인, 이준영 등 남자 배우들 역시 나름의 캐릭터 변신 속 안정적인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더했다. 평균 7%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무난한 시청률로 출발한 '이별이 떠났다'가 입소문을 타고 대박 주말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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