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미북 정상회담 취소에 약보합…경협주 동반 급락
입력 2018-05-25 16:03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코스피가 약보합에 마감했다. 특히 그동안 화해무드 속에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던 시멘트, 철도, 전기 관련 남북경협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2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21포인트(0.21%) 내린 2460.8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갖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경파 인사를 향한 북한의 비난이 표면적 이유로 보이지만 비핵화 해법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발표 직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지정학적인 혼란과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만들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의 일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우지수는 장중 20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국제유가 또한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금 가격은 1% 이상 상승했고, 미국 10년물 채권금리는 3%를 하회하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반영됐다. 올해 들어 잦아들었던 북한 리스크가 다시금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미북정상회담이 완전 취소보다는 일부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점. 2000년과 달리 미 의회에서도 외교적인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 영국과 러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 했다는 점 등에서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도 개장 직후 2444선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서서히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증시의 단기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올해 3월 이후 한반도 평화무드에 대한 기대와 북한발 훈풍이 사그라들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목할 변수는 원/달러 환율이다. 최근 신흥국 위기설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압력을 제어해주었던 남북 평화무드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상승, 외국인 수급이탈이라는 악순화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남북 경협 수혜주 가운데 시멘트 관련주들이 속한 비금속광물이 7.35% 급락했고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 등 대표적인 경협주들이 속한 건설업, 기계도 4~5% 하락했다. 반면 의약품, IT업종은 1~2% 올랐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355억원, 124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784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43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등이 올랐고 현대차, POSCO, KB금융, 현대모비스 등이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포함해 148개 종목이 상승했고 691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97포인트(0.57%) 내린 868.35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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