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빌보드 접수 `BTS` 경제효과1조…美친 존재감
입력 2018-05-21 17:49  | 수정 2018-05-21 19:41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방탄소년단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美 3대 음악시상식 BBMA…방탄소년단, 韓가수 최초 무대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빌보드뮤직어워드(BBMA) 사회자로 선 작곡가 겸 가수 켈리 클라크슨은 방탄소년단(BTS) 공연으로 넘어가기 직전 분홍색 귀마개를 했다.
그가 "이전에도 방탄소년단과 함께해 본 적이 있는데 귀마개가 필요할 것 같았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보이밴드 BTS를 소개한다"고 말하자 스피커가 찢어질 듯한 함성이 장내에 울렸다.
방탄소년단이 K팝 선두주자에서 글로벌 팝 음악 주류로 진입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BBMA에 한국 가수가 실연자로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싸이와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각각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과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기 위해 참여했지만 무대를 선보이지 못했던 것과 비교된다.
스테이지에 오른 방탄소년단은 3집 앨범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 무대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였다. 앞서 카밀라 카베요, 두아 리파, 칼리드 등 팝 가수가 화려한 설비와 함께 노래했던 것과 달리 방탄소년단은 장비를 최소화한 무대로 팬들이 자신의 목소리와 군무에 집중하도록 했다. 화면에는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가 아직 공개된 지 3일밖에 되지 않은 이 노래를 한국어로 따라 부르는 모습이 잡혔다.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는 "팬들을 자꾸 보여줌으로써 방탄소년단 신드롬이 일종의 사회 현상임을 보여주려 했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방탄소년단 공연을 올리기에 앞서 BBMA는 이들에게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여했다. 빌보드 '소셜 50' 기록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팬 투표를 합산해 선정하는 이 상을 방탄소년단이 받은 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방탄소년단은 매주 발표하는 '소셜 50'에서 통산 74회 1위를 차지했으며, SNS 팬 투표에서는 경쟁 후보였던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데미 로바토, 숀 멘디스를 50배 이상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이 이 상을 받을 때만 해도 관객석에선 이들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카메라가 이들을 비출 때마다 객석 환호가 너무 커서 사회자는 멘트를 멈춰야 했고, 리더 RM은 무대에 올라 상을 거머쥔 후 "이렇게 두 번이나 연속으로 소중한 상을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영어로 당당히 밝혔다. 이어 지민은 "이 상은 정말 여러분(아미)이 받는 것"이라고 한국어로 감사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팝 음악 중심인 미국에서 지속적 인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정병욱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은 "방탄소년단의 이번 진출이 지난번 싸이 때와 같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실제 세계 최대 음악 실시간 재생 서비스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200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은 '페이크 러브'로 14위에 올라 지난해 이들이 세웠던 한국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방탄소년단은 CBS '제임스 코든쇼', NBC '엘런 디제너러스쇼' 등 현지 인기 토크쇼 녹화를 마쳤으며 오는 8월부터는 서울 공연을 포함한 22회 월드투어에 닻을 올린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고무적이지만 이를 K팝 전반의 경쟁력 향상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정병욱 위원은 "K팝의 빌보드 진출이라는 식의 해석은 과도하다"며 "방탄소년단의 성공에는 제작이나 작품 면에서 초국경적인 모델이 뒤따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준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여기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팝 음악 공식을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시도를 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그룹으로 부상함에 따른 국내외 경제적 파급 효과가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2013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만들어낸 국가브랜드 자산 창출액이 6656억원에 달한다는 KOTRA 추정치에 따른 계산이다. 또한 넷마블게임즈가 최근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25.7%를 2014억원에 매입함에 따라 빅히트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순이익에 따른 밸류에이션을 보면 빅히트 시가총액은 SM엔터테인먼트 전 사의 시총을 훨씬 넘는다"고 평가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