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들만 아는 '보류지 매각'
재건축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와 너무 올라버린 집값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청약'이 인기다. 그러나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서 청약시장에서도 서울 등 소위 '핫플레이스'는 무주택 기간이 십수 년에 달하는 초고가점자여야 당첨이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숨은 로또'로 불리는 재건축·재개발 지역 조합원 예비물량인 '보류지 매각'이 발 빠른 투자자들 사이에 뜨고 있다. '보류지'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서 혹시나 착오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경우를 대비해 전체 가구 수의 일부를 팔지 않고 남겨놓는 물량을 뜻한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 조합은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웬만한 규모의 사업장이라면 10가구 정도가 보류지 물량으로 배정돼 남겨지는데, 입주 시까지 판매되지 않고 남는다면 경매 입찰 방식을 통해 일반에 매각된다. 입주 2~6개월 전 보통 신문에 매각공고를 내고 진행하는데, 조합이 굳이 이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거나 알리지 않아 스스로 잘 체크할 수밖에 없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서울숲 리버뷰 자이' 보류지에 대한 매각이 24일 진행될 예정이다. 아파트는 전용 59·84·108㎡가 각각 1개씩 입찰을 통해 매각될 예정이고, 2층 상가 6개, 연도형 1층 상가 1개도 나온다. 전용 59㎡ 8층의 입찰 최저가는 9억원, 84㎡ 18층은 11억원, 108㎡ 20층은 14억원이다. 공개입찰 방식이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찰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낙찰가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이 아파트 분양권 시세보다 시작 가격은 확연히 낮다.
전용 59㎡의 현재 분양권 가격은 10억~11억원 선이고, 보류지 매각분으로 나올 84㎡ 같은 동 비슷한 층 호가는 13억~14억원에 달한다. 보류지 매각 예정인 108㎡ 물건이 있는 동은 한강 조망이 가능해 17억~18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동작구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된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역시 이달 31일 보류지 매각을 진행한다. 연말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전용 59~113㎡ 9가구 정도를 보류지 매각으로 내놓는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 59㎡ 분양권은 11억원에 거래된 후 아예 물건이 없는 상태이고, 전용 84㎡는 14억원 선, 전용 113㎡는 20억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입찰 시작 가격이 전용 59㎡ 11억원, 84㎡ 13억3000만~13억5000만원, 113㎡ 18억9000만원씩이지만 경우에 따라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보류지 매각을 진행한 흑석동 '롯데캐슬에듀포레'는 전용 59㎡가 시세보다 2000만~5000만원 정도 저렴한 9억원대 중반에 주인을 찾았고, 전용 84㎡ 역시 5000만~7000만원 정도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해 강북의 '경희궁자이'도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는데, 당시 전용 59㎡가 8억원대 후반~9억원대 초반에 낙찰됐고, 전용 84㎡는 11억8000만원대, 전용 134㎡는 16억원대 초반에 주인을 찾았다. 현재 시세를 보면 이 낙찰가보다 최소 2억원, 최고 6억원 가까이 값이 올라갔다.
결국 보류지 매각 가격이 분양가보다는 높지만, 시세보다는 싼 수준에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또 조합원을 위해 예비로 빼놓았던 물량을 매각하는 것이다 보니 일반분양분에 비해 층이나 향, 동 위치가 좋고, 발코니 확장이나 시스템에어컨 등과 같은 각종 옵션이 풀로 장착돼 있는 상태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보류지 매각은 조합이 신문에 공고를 낸 후 조용히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또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가량이 필요하고, 낙찰받으면 낙찰가액의 10%를 한 달 내에 납부해야 하며, 계약 후 두 달 내에 전체 금액의 30%를 추가로 내야 한다. 현금 동원 능력이 없다면 도전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
또 청약은 건설사 보증으로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보류지는 조합원 물량을 사는 것이라 대출 등도 알아서 해야 한다. 통상 입주 2~3개월 전, 길게 잡아도 5~6개월 전에 결정이 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내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막상 낙찰을 받았는데 금액이 너무 높다고 생각해 포기하면 보증금 명목으로 입금한 5000만원가량을 돌려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재건축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와 너무 올라버린 집값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청약'이 인기다. 그러나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서 청약시장에서도 서울 등 소위 '핫플레이스'는 무주택 기간이 십수 년에 달하는 초고가점자여야 당첨이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숨은 로또'로 불리는 재건축·재개발 지역 조합원 예비물량인 '보류지 매각'이 발 빠른 투자자들 사이에 뜨고 있다. '보류지'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에서 혹시나 착오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경우를 대비해 전체 가구 수의 일부를 팔지 않고 남겨놓는 물량을 뜻한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 조합은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웬만한 규모의 사업장이라면 10가구 정도가 보류지 물량으로 배정돼 남겨지는데, 입주 시까지 판매되지 않고 남는다면 경매 입찰 방식을 통해 일반에 매각된다. 입주 2~6개월 전 보통 신문에 매각공고를 내고 진행하는데, 조합이 굳이 이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거나 알리지 않아 스스로 잘 체크할 수밖에 없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서울숲 리버뷰 자이' 보류지에 대한 매각이 24일 진행될 예정이다. 아파트는 전용 59·84·108㎡가 각각 1개씩 입찰을 통해 매각될 예정이고, 2층 상가 6개, 연도형 1층 상가 1개도 나온다. 전용 59㎡ 8층의 입찰 최저가는 9억원, 84㎡ 18층은 11억원, 108㎡ 20층은 14억원이다. 공개입찰 방식이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입찰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낙찰가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이 아파트 분양권 시세보다 시작 가격은 확연히 낮다.
전용 59㎡의 현재 분양권 가격은 10억~11억원 선이고, 보류지 매각분으로 나올 84㎡ 같은 동 비슷한 층 호가는 13억~14억원에 달한다. 보류지 매각 예정인 108㎡ 물건이 있는 동은 한강 조망이 가능해 17억~18억원 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보류지 매각을 진행한 흑석동 '롯데캐슬에듀포레'는 전용 59㎡가 시세보다 2000만~5000만원 정도 저렴한 9억원대 중반에 주인을 찾았고, 전용 84㎡ 역시 5000만~7000만원 정도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해 강북의 '경희궁자이'도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는데, 당시 전용 59㎡가 8억원대 후반~9억원대 초반에 낙찰됐고, 전용 84㎡는 11억8000만원대, 전용 134㎡는 16억원대 초반에 주인을 찾았다. 현재 시세를 보면 이 낙찰가보다 최소 2억원, 최고 6억원 가까이 값이 올라갔다.
결국 보류지 매각 가격이 분양가보다는 높지만, 시세보다는 싼 수준에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또 조합원을 위해 예비로 빼놓았던 물량을 매각하는 것이다 보니 일반분양분에 비해 층이나 향, 동 위치가 좋고, 발코니 확장이나 시스템에어컨 등과 같은 각종 옵션이 풀로 장착돼 있는 상태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다만 보류지 매각은 조합이 신문에 공고를 낸 후 조용히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또 입찰보증금 명목으로 현금 5000만원가량이 필요하고, 낙찰받으면 낙찰가액의 10%를 한 달 내에 납부해야 하며, 계약 후 두 달 내에 전체 금액의 30%를 추가로 내야 한다. 현금 동원 능력이 없다면 도전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
또 청약은 건설사 보증으로 집단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보류지는 조합원 물량을 사는 것이라 대출 등도 알아서 해야 한다. 통상 입주 2~3개월 전, 길게 잡아도 5~6개월 전에 결정이 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내 입주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 막상 낙찰을 받았는데 금액이 너무 높다고 생각해 포기하면 보증금 명목으로 입금한 5000만원가량을 돌려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