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연구원 "은행 평판관리 위해 임직원 KPI 고객 중심 개선해야"
입력 2018-05-21 09:42 

국내 은행들이 평판위험 관리 강화를 위해 임직원 평가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일 발표한 '경영환경 변화와 국내 은행의 평판위험 관리 강화 필요성'에서 "국내 은행의 수익률이 타국에 비해 낮은 편인데도 수익규모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는 '해주는 것에 비해 가져가는 것이 많다'는 고객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은행의 평판 악화가 해당 은행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은행 산업 전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 연구위원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은행 임직원의 성과 및 인센티브를 평가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 중심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사 결과 KPI 세부 평가지표 중 소비자 보호 등 고객에 관한 사항은 2.7%에 불과했지만 판매 실적 항목은 62.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직원의 87%가 고객의 이익보다 KPI 실적 평가에 유리한 상품을 판매한 경험이 있는데, 이는 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임직원의 불법행위와 금융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레그테크(Reg-tech) 투자 확대도 제시했다. 레그테크란 규제를 준수하게끔 인공지능·빅데이터를 임직원 감시·보고에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밖에 국내 은행들이 대고객 메시지를 제시하며 이미지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의 비전이 담긴 슬로건은 대부분 '1등 은행' '리딩뱅크' 등 해당은행의 등수에 관한 이야기만 담겨있다"며 "사소한 부분이더라도 고객과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가 묻어나는 슬로건이 이미지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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