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본무 회장 비공개 가족장에도 정·재계 인사들 발길…장하성·이재용 등 조문
입력 2018-05-21 07:47  | 수정 2018-05-28 08:05


어제(20일) LG가(家) 3세 경영인 구본무 회장의 빈소 분위기는 여느 재벌가와 달리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구 회장의 유족이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기로 하면서 공식적으로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아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고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수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해 입원했었습니다.

LG그룹은 이날 오전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생전에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며 비공개 가족장을 치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애도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유족 뜻을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비공개로 빈소를 마련한 상태입니다.

구 회장의 후계자인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와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등 유족은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고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빈소 입구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란다'는 큼직한 문구가 붙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날 오후 각계에서 조문이 시작됐습니다.


첫 외부 조문객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었습니다.

그는 이날 오후 4시쯤 수행인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약 10분간 머문 뒤 자리를 떴습니다.

그 뒤를 이어 구자원 LIG그룹 회장·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등 범 LG가(家)인 허씨·구씨가 인사들이 줄지어 빈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93세로 거동이 불편한 부친 구자경 그룹 명예회장은 천안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오후 8시 30분쯤 빈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메시지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존경받는 훌륭한 재계의 별이 가셨다. 안타깝다"는 문 대통령의 애도사를 전했습니다.

비공개 가족장이 원칙이지만 많은 정·재계의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구 회장에 대해 "생전 점잖은 미소와 따뜻한 배려로 사람냄새 풀풀 풍기던 분"이라며 "국가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너무나 혼란스러운 요즘, 평생 인화와 정도를 실천하신 고인의 삶을 추억해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통상 빈소에서 눈에 띌 법한 조화는 유족 뜻에 따라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LG·GS·LS·LIG 등 범LG가가 보낸 조화에 한해서만 수용해 빈소 내부에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그룹 관계자는 "조문을 정중히 사양하는 것은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지 않아 했던 고인의 진정한 유지인데, 빈소를 방문하는 조문객들을 돌려보내기는 어려워 매우 난감하고 고충이 크다"며 "마음으로 애도를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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