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20일 타계했다. 향년 73세. 지난해 뇌종양을 발견해 두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건강을 되찾지 못했다.
구 회장은 1975년 LG화학에 과장으로 입사해 1995년 LG그룹 회장직을 맡았다. 건강 악화설은 지난해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나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할 당시에는 정정한 모습이었는데 돌연 사라져 의문을 낳았다.
그는 청문회에서 한 사이다 발언은 수차례 회자되고 있다. 당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앞으로도 정부에서 (특정 재단에) 돈을 내라고 하면 이런 자리에 또 나올 것인가"라고 묻자, 구 회장은 "국회가 입법을 해 막아달라"며 받아쳤다.
또 최순실 게이트로 여러 대기업이 흔들렸지만 LG그룹은 흔들리지 않아 주목을 받았다. 구 회장은 재임 시절 LG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전자, 화학, 통신 3대 주력사업을 키워냈다.
앞서 LG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지주사 등기이사로 추천했다. 오는 6월2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하면 본격적인 4세 경영 체제를 갖추게 된다.
구 상무가 등기이사로 선임되더라도 한동안 LG전자에서 현장 경영수업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아직 전면에 나서기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구 부회장이 당분간 그룹 경영을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도 빠른 시일 내 나올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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