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RPM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계기판에 속도계와 함께 표시돼 있어 운전자는 직관적으로 현재 차량의 RPM이 몇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RPM은 분당 회전수를 뜻한다. 자동차에서 말하는 RPM은 크랭크 축의 분당 회전수를 의미한다. 가령 1000RPM이라고 하면 분당 크랭크 축이 1000번 돌고 있다는 뜻이다. RPM이 높아지면 크랭크축이 빠르게 회전해 엔진의 출력이 오르고 자동차의 속도 역시 빨라진다.
그렇다면 RPM이 높아질 경우 연비와는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까. RPM이 높아지고 자동차의 속도가 빨라지면 당연히 연비는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같은 RPM이더라도 때에 따라 연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비는 크게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 흡입량(가솔린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엔진에 공기가 많이 유입될수록 연료 분사량도 빨라져 연비가 많이 소비되고 공기가 부족할 경우 연료 분사가 적어진다. 공기 흡입량은 엔진에 장착된 스로틀밸브를 통해 조절된다. 운전자가 페달을 깊게 밟으면 스로틀밸브가 많이 열리고 살짝만 밟으면 조금만 열리는 방식이다.
주행 중 운전자가 악셀 페달에서 발을 떼면 스로틀밸브가 닫힌다. 엔진에 공기가 거의 유입되지 않는 무부하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를 '퓨얼컷'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크랭크축은 계속 회전하고 있어 높은 RPM이 유지되지만 연료는 전혀 분사가 되지 않는다. RPM이 똑같더라도 연비가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또 자동차에는 차종마다 최대 연비를 낼 수 있는 적정 RPM 구간이 있다. 가솔린 2000cc 기준 1800~2500RPM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RPM에 맞춰 정속주행을 하면 최대의 연비를 낼 수 있으며 RPM이 그 이하로 떨어질 경우 오히려 연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즉, 일반적으로 RPM과 연비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이밖에 정확한 연비 측정을 위해서는 주행 환경, 기온, 페달 부하 정도 등 복합적인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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