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비상벨 눌러도"…여전히 위험한 공용화장실
입력 2018-05-18 10:06  | 수정 2018-05-18 11:06
【 앵커멘트 】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던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강남역 10번 출구에 가득했던 추모의 글귀가 담긴 포스트잇을 기억하실 텐데요.」

「사회적 파문이 컸던 탓에 사고 2주년을 맞아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강남역 주변 공중화장실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하기도 했고」

「서울 강남역 일대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선 추모집회가 열렸습니다. 」

그렇다면, 이제는 이런 일이 안 생길까요.

배준우 기자가 공중화장실의 실상을 둘러봤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이 쏠리고 공중화장실 안전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정작 실상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2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한 공중화장실입니다.

사건 이후 남녀 화장실 칸이 구분됐지만,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같은 공간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인근의 다른 화장실은 어떤지 돌아봤습니다.


개방된 화장실 대부분이 남녀가 함께 쓰는 공용화장실입니다.

▶ 스탠딩 : 배준우 / 기자
- "여전히 많은 공용화장실이 소변기와 변기 칸이 함께 있고, 변기 칸 위와 아래가 뚫려 있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화장실 문엔 잠금장치가 달려 있지 않고, 위급 상황에서 눌러야 할 비상벨은 떨어져 나갔습니다.

비상벨이 있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비상벨을 눌렀더니 경보음이 울렸지만,

경찰서 등으로 연결된 비상벨이 아니어서 주변에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강남 일대 설치된 635개의 비상벨 중 눌렀을 때 경찰이 출동하는 쌍방향 비상벨은 13개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김도희 / 서울 하계동
- "남자분들 들어오실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긴 하죠. 술자리에 있을 땐 친구들한테 같이 가달라고 얘기해서 망을 봐달라고…."

전문가들은 범죄를 유발하는 시설을 개선하지 않고는 범죄 예방은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 "범죄를 저지르는 심리를 억제하는 것들이 환경 설계 변경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것을 위한 비용 지출을 감당하겠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

강남역 살인사건 2년, 유흥가 공중화장실은 여전히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MBN뉴스 배준우입니다. [ wook21@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