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제품이 나왔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엔진으로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뷰노는 자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뷰노메드 본에이지'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의료영상을 분석해주는 소프트웨어로 2등급 허가를 받았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성조숙증과 저신장증 등의 검사를 위해 촬영된 수골(손뼈) 엑스레이 영상을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분석하고, 의사의 판독 업무를 보조해주는 소프트웨어이다. 서울아산병원과 뷰노가 미국영상의학학회지에 작년 발표한 임상연구에 따르면 의사가 이 제품을 판독에 활용한 경우 정확도는 약 8% 올랐고 판독 시간은 최대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준 뷰노 전략이사(공동창업자)는 "국내 대형병원에서 수년간 수집된 엑스레이 영상 수 만 건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의사를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의 판독 능력을 갖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며 "임상시험에서 전문의 3명이 판독한 결과와 비교했는데 '평균 0.08±0.97세'의 차이를 보여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는 식약처에서 전격적으로 규제혁신에 나선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국내 규제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기술 발전에 제약이 많다고 지적해왔다. 식약처는 작년 말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과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의 임상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연이어 발간하는 등 규제 혁신에 나섰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발한 뷰노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국내 인공지능기반 의료기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신호탄이자 JLK인스펙션 등 다른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개발 기업들도 잇따라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김 이사는 "한국인에 최적화된 모델을 개발하고 상용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상반기 중 국제품질규격(ISO13485) 인증을 획득하고 유럽 CE인증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등 해외진출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뷰노는 국내 대형병원 및 제약사 등과 다양한 질환에 대한 진단보조기술을 개발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흉부 X-ray 및 CT 기반의 폐암 진단, 안저질환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한 심정지 조기 예측 소프트웨어도 식약처에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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