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갑자기 튀어나온 행인 사망사고, 운전자 무죄…"예상 어려웠다"
입력 2018-05-14 15:19 

갑자기 튀어나온 행인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예상할 수 없는 사고였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0단독 김재근 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화물차 운전자 A씨(54)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5일 오전 8시 20분께 서울 중랑구 망우동 한 도로에서 차도로 나온 B씨(62·여)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충돌했다.
당시 A씨는 좌회전하기 위해 4차로 중 2차로를 시속 30km로 달리고 있었다. 직진 차로인 3, 4차로의 차량들은 정지 신호를 받고 대기중이었다. B씨는 차량들이 멈춰있던 직진 차로를 지나 2차로까지 진입하는 순간 A씨의 차량에 부딪혔다. 사고 지점은 횡단보도에서 40m 떨어진 곳이었다. B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8일 만에 숨졌다.

검찰은 운전자가 전방 좌우를 살피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해 안전 운전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A씨를 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가 갑자기 도로를 가로지른 것이 A씨가 예상하기 어려운 이례적 사태였고 운전자가 이를 대비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보행자는 횡단보도로 횡단해야 하므로 A씨로서는 피해자가 3, 4차로를 가로질러 다른 차량 사이로 무단 횡단할 것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를 근거로 "B씨가 3차로를 지난 때부터 약 0.44초만에 A씨 차량에 부딪혔으나 일반적으로 인지반응 시간에 1초가 걸린다"며 "A씨가 무단횡단하는 B씨를 발견하지 못했을 개연성이 있으며 발견했더라도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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