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금리 유혹 후순위채..약인가 독인가
입력 2008-05-28 16:15  | 수정 2008-05-28 18:17
요즘 저축은행이나 은행에서 후순위채권을 많이 발행하고 있는데요.
금리가 8%대로 높아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발행기관 입장에선 몇년뒤 경영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천상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저축은행.

비도 오고, 이른 시간인데도 객장은 고객들로 붐빕니다.

대부분 연 8.5%의 후순위채권을 청약하러 온 사람들입니다.


인터뷰 : 후순위채 청약 고객
- "우리 딸이 현재 거래를 하고 있는데, 지금 지방에 내려가 있는데 대신 좀 (청약을) 해달라고 해서 왔다."

150억원을 모집하는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는 사전예약만 300억원이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후순위채권은 만기가 5년 안팎으로 길고, 예금자보호가 안 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8%가 넘는 고금리 탓에 부유층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 후순위채 청약 고객
- "(이번이 두번째(청약)라는 말씀이시죠?)
자산비율이 다른데 보다 우량 (저축)은행인 것 같아서..1(저축은행)보다 2(저축은행)가 더 나은 것 같아서 비교해보고 들어왔다."

발행기관 입장에서도 자기자본을 손쉽게 확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터뷰 : 권정구 /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실장
-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은 지점 신설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재무건전성 유지에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발행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후순위채는 국제적으로도 자본으로 인정받기는 하지만 실제 '채무'에 가깝기 때문에 발행기관 입장에선 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최진무 / 예금보험공사 경영분석팀장
- "최근 건설경기 부진으로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연 8~9%의 이자율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경우 저축은행의 이자부담이 상당하다.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조달하기 보다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것이 경영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사정은 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후순위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의 덩치가 커져 증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어 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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