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점 만점에 10점?…신한도 채용비리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이 고위 임원 자녀들에게 특혜를 줘 입사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남녀 채용 비율을 미리 정해 놓고 채용 절차를 진행한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채용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신한금융 관련 제보 건을 점검한 결과 신한은행 12건, 신한카드 4건, 신한생명 6건 등 특혜 채용 정황 총 22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한은행이 2013년 채용전형을 진행하며 전 금융지주 최고경영진의 지인,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전 고위 관료의 조카 등으로 표기된 지원자 7명을 특혜 채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연령 초과 등의 이유로 공지한 서류심사 대상 선정 기준에 미달하거나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등급을 받았지만 최종 합격했으며 금감원 직원 혹은 정치인, 공사 임원 등을 통해 추천을 받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신한은행은 같은 해 임직원 자녀 5명도 같은 방법으로 특혜 채용했다.
신한카드는 2017년 채용 때 임직원 자녀 2명 등 총 4명에게 특혜를 제공했다. 이들 가운데 금융지주 임원 자녀 1명은 지원자 1114명 중 663위로 합격 순위(128명)에 한참 미달했고 최종 면접에서 면접 임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최종 합격했다. 신한카드 측은 해당 응시자가 3개 국어에 능통해 해외 영업을 맡기기 위해 서류전형을 통과시켰다고 해명했다.
한 금융지주 임직원 자녀는 원래 8점 만점인 전공점수 항목에서 10점을 받는 등 특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 인사자료 대부분이 폐기돼 금감원에 접수된 제보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포렌식 등을 통해 복원한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만 적발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