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부산 아파트 화재는 남편이 빨래에 불을 붙여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과 잠자던 어린 세 아들은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11일 동래구 수안동 H 아파트 화재 사건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화재와 일가족 사망 원인을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감식 결과와 수사 상황을 종합해볼 때 남편 박모 씨(46)가 아파트 투자 문제로 인한 부부 간 갈등과 직장 문제 등을 비관해 세 아들이 잠을 자는 사이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박 씨 단독 범행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방화 동기와 관련해 박 씨가 아내와 함께 아파트 등에 투자한 뒤 부채 문제로 자주 다퉜고 빚을 상환하지 못해 괴로워한 점, 방화 며칠 전 가족 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긴 점 등이 조사 과정에서 나타났고 직장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방화가 유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이 드러났고 박 씨가 숨진 상태여서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지난 3월 29일 오전 5시 42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한 아파트 1층 안방 입구 거실에서 불이 나 안방, 거실, 부엌 등 66㎡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20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난 아파트 안방에서 잠을 자던 박 씨와 세 아들(13살·11살·8살)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 아내는 전날 계 모임을 나간다며 집을 비운 상태였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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