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예루살렘 미 대사관 개관식 불참…이방카 부부 참석
입력 2018-05-08 08:26  | 수정 2018-05-15 09:05


국무장관 불참하고 부장관이 단장 맡아…유대계 므누신 장관도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오는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 이전 개관 행사에 불참한다고 백악관이 어제(7일)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대표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중동 협상 담당인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국제협상 특사, 데이비드 프리드먼 이스라엘 주재 대사가 포함됐습니다.

쿠슈너 보좌관과 므누신 장관은 유대인 혈통으로 미국의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들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무 장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불참 이유가 북미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고 이스라엘의 건국 70주년 기념일(양력)인 오는 14일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이스라엘의 환영을 받았지만,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유럽의 동맹국들조차 내심 부정적인 기류를 보였습니다.

미 대사관은 우선 예루살렘 영사관 구역에 자리를 잡게 되며 몇 년이 걸릴 청사 신축 작업이 끝나면 이전을 완전히 마치게 됩니다.

현재 대부분 나라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텔아비브에 대사관을 두고 있습니다.

미국의 공식 이전 결정 이후 현재까지 중남미 국가인 과테말라와 파라과이가 잇달아 자국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달 19일 각국 외교관들을 초청해 건국 70주년(유대력) 기념 리셉션을 열고 최소 6개국이 미국의 뒤를 따라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해 요르단이 지배하던 동예루살렘까지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유대교와 이슬람교 양쪽 모두에 성지인 예루살렘은 국제법상으로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닙니다.

따라서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종교적·민족적으로 중동의 가장 민감한 뇌관을 건드리는 행위로 인식돼왔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대사관 이전을 강행한 것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치밀한 표 계산에 따른 행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수도 인정 이후 '미국의 주인'임을 자부하는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도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백인 복음주의자는 집권 공화당의 근간이면서 미국의 개척과 번영을 일군 '미국 정신(Americanism)'의 원류로 평가됩니다. 이들이 많이 사는 미국 중부 지역은 '바이블 벨트'로 불립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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