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무드에 건설업종 지수가 약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는 등 최근 건설주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한미, 미·북 등 정상회담 추이와 남북경협 등 구체적인 사업 연관성, 실적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건설지수는 지난달 27일 대비 4일까지 약 일주일간 10% 상승했다. KRX건설지수는 지난달 30일 약 3년 만에 7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4일 전 거래일보다 3.18% 오른 712.19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건설업종 지수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들썩거리기 시작한 건설업종 지수는 판문점 선언 이후 철도·도로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종목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주가 측면에서 보면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수혜주는 건설업종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독일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 1988년 초반부터 통일이 이루어진 1990년 사이 주가지수(DAX)가 94% 상승했는데 건설업종 주가는 380% 오른 바 있다.
특히 KRX건설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현대건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시가총액 7조3383억원으로 코스피 43위에 해당하는 대형주에 해당하지만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26% 오른 데 이어 지난 4일에도 8% 상승했다. 지난 2일 거래량은 1340만주를 넘어섰다. 연초 현대건설 거래량이 65만주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20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현대건설은 북한에서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남북 경제협력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과거 대북경수로 원전 주설비공사(1517억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기반시설공사(1135억원) 등 총 7100억원 규모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 덕분에 최근 일주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종목 2위도 현대건설(2456억원)이었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4만원대였던 현대건설 주가는 최근 6만60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장중 고가는 이미 7만원을 넘어섰다.
이 밖에 GS건설(12.7%) 대우건설(11%) 대림산업(6.5%) 등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최근 건설주의 주가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 주체가 됐던 건설·건축·기계 업종은 남북경협 외에 특별한 펀더멘털상 변화 없이 기대감만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자금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개인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건축·기계 업종의 방향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경협주는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고 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며 "높아진 주가 부담은 향후 연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할 노이즈,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등과 맞물려 상당한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남북 경협이 현실화하기까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정치적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며 "경협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수혜의 실체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압축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건설업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하지만 "북한에서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가 필수"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야만 북한의 경제 개방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대북 경제 제재 해제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북한 인프라 개발의 범위나 속도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고 국내 기업이 얼마나 가담할 것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문제도 남아 있다"며 "사업 수익을 고려했을 때 건설사 입장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건설업종에 대해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은 남북 경협으로 내수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며 건설업종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산업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북한 인프라 투자에 연평균 27조원, 주택 연평균 투자 60조원으로 연평균 87조원의 시장 확대 효과가 있다"며 "건설업종 평가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주 제2개성공단 건설 검토에 주목하며 파주에 용지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산업과 대림산업의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섣부른 추격 매수보다는 한미, 미·북 등 정상회담 추이와 남북경협 등 구체적인 사업 연관성, 실적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건설지수는 지난달 27일 대비 4일까지 약 일주일간 10% 상승했다. KRX건설지수는 지난달 30일 약 3년 만에 7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4일 전 거래일보다 3.18% 오른 712.19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건설업종 지수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들썩거리기 시작한 건설업종 지수는 판문점 선언 이후 철도·도로 관련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종목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주가 측면에서 보면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수혜주는 건설업종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독일은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 1988년 초반부터 통일이 이루어진 1990년 사이 주가지수(DAX)가 94% 상승했는데 건설업종 주가는 380% 오른 바 있다.
특히 KRX건설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큰 현대건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시가총액 7조3383억원으로 코스피 43위에 해당하는 대형주에 해당하지만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26% 오른 데 이어 지난 4일에도 8% 상승했다. 지난 2일 거래량은 1340만주를 넘어섰다. 연초 현대건설 거래량이 65만주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20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현대건설은 북한에서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남북 경제협력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과거 대북경수로 원전 주설비공사(1517억원),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기반시설공사(1135억원) 등 총 7100억원 규모 공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 덕분에 최근 일주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종목 2위도 현대건설(2456억원)이었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4만원대였던 현대건설 주가는 최근 6만6000원을 바라보고 있다. 장중 고가는 이미 7만원을 넘어섰다.
이 밖에 GS건설(12.7%) 대우건설(11%) 대림산업(6.5%) 등도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선 최근 건설주의 주가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순매수 주체가 됐던 건설·건축·기계 업종은 남북경협 외에 특별한 펀더멘털상 변화 없이 기대감만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자금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개인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건축·기계 업종의 방향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남북 경협주는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했고 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며 "높아진 주가 부담은 향후 연쇄 정상회담 과정에서 발생할 노이즈, 글로벌 경기 모멘텀 둔화 등과 맞물려 상당한 변동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남북 경협이 현실화하기까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정치적 협상 과정이 필요하다"며 "경협주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수혜의 실체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압축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건설업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긴 하지만 "북한에서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북 제재 해제가 필수"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져야만 북한의 경제 개방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송 연구원은 "대북 경제 제재 해제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북한 인프라 개발의 범위나 속도에 대해 정해진 바가 없고 국내 기업이 얼마나 가담할 것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문제도 남아 있다"며 "사업 수익을 고려했을 때 건설사 입장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반면 건설업종에 대해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은 남북 경협으로 내수시장 확대가 기대된다며 건설업종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산업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북한 인프라 투자에 연평균 27조원, 주택 연평균 투자 60조원으로 연평균 87조원의 시장 확대 효과가 있다"며 "건설업종 평가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주 제2개성공단 건설 검토에 주목하며 파주에 용지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산업과 대림산업의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