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현민 영장 재신청 안 해"…'업무방해'만 검찰 송치

경찰이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물의를 빚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하지 않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오늘(6일) "피해자 모두가 처벌을 불원한 상황이므로 영장 재신청은 어렵다"며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그저께(4일)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영장은 7시간 만에 검찰에서 기각됐습니다.

우선 검찰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조 전 전무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폭행 피해자 2명 가운데 1명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1명은 이날 영장이 신청된 이후 검찰에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추가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1명의 피해자는 전날까지도 경찰에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전했지만,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또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유리컵을 던진 것은 폭행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수폭행은 법이 정한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폭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질렀을 때 적용됩니다.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없어도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와 참고인, 조 전 전무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조 전 전무가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이 조 전 전무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상 이들의 증언 등을 통해 특수폭행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내기란 사실상 어려워 보입니다.

남은 혐의인 업무방해 혐의도 입증의 난항이 예상됩니다.

검찰은 영장을 기각하면서 "업무방해 부분은 피의자가 광고주로서 업무적 판단에 따라 시사회를 중단시킨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등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조 전 전무는 경찰 조사에서 물컵을 던지거나 종이컵을 밀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자신에게 회의를 중단시킬 만한 정도의 권한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의 행위는 정당한 권한 행사이므로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향후 경찰은 조 전 전무가 당일 회의를 중단시키고, 유리컵을 던지는 등의 위압적 행위를 한 것이 사회 상규나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위력' 행사이며 이는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점을 소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경찰은 구속 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대신, 조 전 전무의 업무방해 혐의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