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서울시發 기관영업 `혈투`…區·인천시금고 유치 `2라운드`
입력 2018-05-06 17:08  | 수정 2018-05-06 19:26
최근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 운영권을 따내면서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기관 영업 '쟁탈전'의 서막을 열었다. 서울시에서 104년간 지속된 우리은행의 독점 체제가 깨지자 다른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금고 입찰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전라북도, 제주특별자치도 등의 금고은행 선정 절차가 진행된다. 이들 4곳 금고의 예산은 총 2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서울 25개 자치구 구금고, 한국철도공사·한국서부발전 주거래은행 등 입찰이 예정돼 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시금고 사업권 입찰은 30조원대 1금고에 신한은행, 2조원대 2금고에 우리은행이 선정되면서 마무리됐다. KB국민·KEB하나·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마셨고, 우리은행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금고를 빼앗긴 셈이어서 하반기 은행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먼저 시중은행들은 서울시 내 자치구 금고에서 다시 한번 격돌한다. 현재 용산구(신한은행)를 제외한 25개 구금고를 우리은행이 맡고 있고, 강남·양천·노원구 등은 복수 금고로 운영 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서울시금고를 차지한 신한은행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강남구 등은 지방 시도 금고보다도 규모가 커 은행들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7월께 입찰 공고를 띄울 인천시금고 선정 결과도 주목된다. 신한은행이 2008년부터 맡아온 1금고를 지켜낼지, 타행들의 설욕전이 펼쳐질지 관심사다.
일각에선 과도한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은행들이 기관 영업 담당 부서를 그룹·본부급으로 격상시킨 것 이상으로 과당 경쟁을 벌여 부작용이 나온다는 것이다. 한 은행의 기관금고 영업 담당자는 "신한이 서울시금고 3000억원대 출연금을 약속하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며 "기관은 한정돼 있는데 과도한 베팅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은행과 공무원의 부정 결탁 비리도 끊이지 않는다. 현재 대구지검 특수부는 경산시금고 유치 업무를 담당하던 국장급 공무원 A씨 아들의 대구은행 채용 청탁 의혹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가 2016년 마련한 '과도한 이익제공 관행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은행들은 10억원 초과 기부금·출연금을 공시하고, 출연금 지급에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경쟁논리에 밀려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