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올해 첫 성적표가 나왔다. 지난해 9월부터 인상된 선택약정 할인과 취약 계층 요금감면 확대 영향으로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서 이통 3사의 회계상 실적은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새 회계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9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8716억원으로 1.1% 늘었다.
매출은 시장추정치에 소폭 못 미치나 영업이익은 추정치보다 5%가량 밑돌았다. 이전 회계 기준 적용할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 시장 추정치(9614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이전 회계 기준을 적용한 이통 3사의 1분기 매출은 13조1237억원, 영업이익은 1조397억원이다.
회사별 실적을 보면 3사 가운데 KT가 가장 나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각 사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KT가 각각 5조7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 감소한 3971억원이다. SK텔레콤은 매출이 1.3% 감소해 4조1815억원을, 영업이익은 20.7% 대폭 줄어 3255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매출은 3.4% 성장한 2조9799억원이나 영업이익은 7.5% 감소해 1877억원으로 집계됐다.
3사 모두 LTE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무선 수익은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요금제 할인율이 인상된 데다가 지난 연말부터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확대 등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선택약정요금 할인율 인상 후 6개월 만에 해당 요금제 가입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실제로 이통 3사의 ARPU는 모두 전 분기보다 줄어 평균 3.8% 감소했다.
다만 이같은 무선 사업부문 부진을 유선(인터넷(IP)TV·기가인터넷·인터넷전화) 사업이 상쇄하고 있다는 게 이통 3사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말 기준 IPTV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446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IPTV 가입자가 14.9% 증가하며 367만명을 돌파했다. KT 또한 IPTV 우량 가입자 확대로 별도기준 IPTV 매출이 323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대비 15.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통 3사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U+tv 아이들나라' 등 IPTV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신규 가입자 확보, UHD 고객 확대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에서는 'U+ 프로야구', 'U+ 골프' 중계 서비스를 출시하며 5G 시대에 킬러 콘텐츠로 스포츠를 내세우며 꾸준히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따라 IPTV 콘텐츠 매출이 증가했다. 옥수수도 개인별 메뉴를 강화와 콘텐츠 다양화를 통해 매출 견인을 지속할 예정이다.
KT는 더욱 적극적으로 콘텐츠 역량 강화에 나섰다. 지난 3월 KT는 GS리테일과 함께 도심형 VR 테마파크 '브라이트'를 론칭했다. 하반기에는 언제 어디서든 PC나 스마트폰 없이 HMD만으로 가상현실(VR)을 체험할 수 있는 '개인형 실감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도 올해 통신사 전망은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택약정할인제도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5G주파수 경매나 투자 비용 역시 이통 3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 등이 올해 전체적으로 통신사들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다"며 "5G가 상용화된다고 해도 이를 받쳐 줄 단말기의 보급 시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신성장 동력을 앞두고 재정비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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