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잘나가던 삼성SDI, 주가 오락가락 왜?
입력 2018-05-03 17:42 
삼성SDI에 대한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호실적 흐름을 타고 주가가 재평가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12% 하락했다. 연초에 21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18만원대로 하향 조정됐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삼성SDI 주가는 전기차 시장 확대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줄곧 우상향을 그려왔다. 당시 10만원 언저리에 불과했던 삼성SDI 주가는 지난해 12월 1일 장중 23만4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2016년 때만 하더라도 1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SDI가 지난해부터 흑자 전환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 역시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삼성SDI 수익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주가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일단 이날 주가는 장중 내내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전 거래일 대비 1.91% 오른 18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가 시장 예상대로 4개 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 덕분이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는 전날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72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SDI의 주가 상승에 큰 기여를 해왔던 중대형 전지 사업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뉜다는 점이다. 중대형 전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데, 당장 수익은 적자지만 향후 미래 성장동력으로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그런데 시장에선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 부문의 수익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3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시작되고 국내 ESS 배터리 매출이 성장하면서 중대형 전지 영업이익률은 1분기 -12.2%에서 2분기 -1.6%로 개선될 것"이라며 "곧 분기 흑자전환도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중대형 전지 매출 기여도가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간 투자자들은 전기차 시장 확대와 ESS 수요 증가에 따른 중대형 전지 사업에 거는 기대감으로 삼성SDI 주식을 샀다"면서도 "그런데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증가에만 주목할 뿐 가격 인하 속도나 원재료값 상승 가능성에는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자동차용 전지에서 신규 수주를 계속 쌓아가고 있어 성장성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만, 이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이미 중대형 전지 사업에 대한 미래 성장 가치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투자의견 '중립'과 함께 목표주가를 종전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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