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절된 땅을 넘어, 영국이라는 땅에서 서울이라는 섬까지! 스마트 관광의 역할은?
입력 2018-05-03 16:32  | 수정 2018-05-03 17:51
구철모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며, 퇴임하면 여행권 한 장을 보내주시겠습니까?” 라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했다.

필자는 현재 연구년으로 영국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곳에 오기 전까지 경의선이 지나는 이화여대 근처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서울 집에서는 지나가는 기차 소리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 열차의 목적지는 고작 행신역까지였다. 이 열차가 계속 달리면 영국 런던까지 갈 수 있다고 상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머지 않아 섬 아닌 섬으로 단절된 땅만 연결한다면 이 먼거리를 기차로 여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글을 찾아보면 영국 윔블던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기차로 8일 14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와 있다. 북한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행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달려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꿈, 이 얼마나 가슴벅찬 일인가. 사실, 이 구간을 연결하면 지금이라도 서울∼평양∼신의주를 거쳐 베이징까지 중국 횡단철도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영국에 올 수 있다고 한다.


과거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서독인들에게 가장 이국적으로 느껴진 장소는 어디였을까? 아마도 발트해에서 체코 국경 1,393킬로미터(850마일)까지 뻗어있는 망루와 경비, 철책으로 싸인 동독 국경 너머가 아니었을까?

여행자에게는 가지 못할 금지된 장소보다 더 유혹스러운 곳은 없으며, 여행은 바로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끊임없는 유혹일 것이다.

1989년 6월 서독의 수도 본(Bonn)을 방문한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베를린 장벽이 사라질 상황이 되면 없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고, 불과 5개월 만에 장벽은 무너져 내렸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후 1년 안에 동서독은 통일이 되었고, 유럽의 지도가 정상으로 돌아갔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다.

동독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덴(Dresden)은 예로부터 독일 남부의 문화•,정치•상공업의 중심지이자 ‘독일의 피렌체, 유럽의 발코니로 불리며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거듭났고, 동베를린은 경제적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1517년 10월31일, 비텐베르크 성 앞에 있는 ‘만인 성자 교회 문에는 95개조 반박문이 내걸렸다. 비텐베르크는 동부 작센안할트 주에 있는 도시로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킨 곳이자 ‘루터의 도시란 별칭으로 통한다. 통일의 시발점이 된 라이프치히(Leipzig)에는 펠릭스 멘델스존이 1843년 설립한 음악원이 있으며, 독일 음악대학 중에서 역사가 가장 깊다. 통일 이후 자동차 공업이 발달하고 있으며, BMW와 포르쉐가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동독의 숲과 산들은 아름다운 장관을 이루며 등산객들에게 완벽한 트레킹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야흐로 독일의 사건이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역사적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역사의 한반도! 북녘 땅은 개방되고 한국 관광의 황금시대가 도래할 기회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순조롭게 회담이 풀린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들고 버스와 기차, 자전거로 대륙을 가로질러 여가와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환상적인 꿈의 목적지를 향하여 그 원대한 발걸음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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