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도산(bank failure) 같은 불운에도 금융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예금자산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은 예금보험제도가 쌓은 신뢰 덕분이다."
3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포용적 금융을 위한 예금보험기구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공사 주관 국제컨퍼런스에 기조 연사로 초정 받은 토마스 호니그(Thomas Hoenig)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전 부의장은 FDIC가 수행했던 포용적 금융 프로그램이 금융에 대한 신뢰와 편의, 지식을 확산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평했다.
포용적 금융은 금융소비자 누구나 결제시스템이나 저축계좌를 활용하는 등의 정상적인 금융시스템 이용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토마스 전 부의장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FDIC는 예금보험에 대한 일반의 인식 수준이 매우 낮은데 착안해 위기 중에도 교육을 강화했다"며 "그 결과 2008년 9월부터 2010년 12월 중 미국 내 은행예금은 8% 증가했는데 위기감이 극에 달했던 당시 상황으로는 이례적"이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여기에는 예금보험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지식 수준, 즉 은행은 부실할 수 있어도 은행예금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한 몫을 했다"고 말했다.
토마스 전 부의장은 "예금보험제도의 효과는 시스템 전체에 고루 미치지만, 특히 소액 예금자 등 금융약자에게 더 유용하고 효과적"이라고 피력했다. 은행 부실로 인한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을 방지해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동시에 소액 예금자의 금융자산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예금보험은 금융시장의 신뢰를 증진함으로써 포용적 금융을 촉진하며, 나아가 금융안정에 효과적인 제도"라고 확인하며 "특히 금융약자에 대한 배려를 통해 더욱 필요한 제도가 됐음을 FDIC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전 부의장은 1973년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을 시작으로 연방준비은행 38년, 연방예금보험공사 6년 등 44년 동안 연방 금융기구에서 금융회사 규제 관련 제도와 부실금융기관 정리제도를 개선하며 미국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위기 극복, 예금보험제도 발전 등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날 국제컨퍼런스에서는 피터 모건(Peter Morgan)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설 연구소 리서치 공동 부문장이 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 금융회사의 포용적인 영업 전략이 자산운용 다변화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유발하고 금융안정에도 기여한다는 실증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오승곤 예금보험공사 실증연구팀장은 예금보험제도가 금융의 포용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유용한 시스템이라는 인식을 거론하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유인프로그램 개발 등 정책 방향을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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