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럽 전자화폐감독위원회, 5월부터 ICO 인증제도 실시
입력 2018-05-01 10:30  | 수정 2018-05-01 10:40
사진=유럽 전자화폐감독위원회 전경

유럽의 전자화폐감독위원회(Electronic Money Supervisory Commission)는 최근 이번 달부터 유럽 최초의 ICO 인증제도를 실시한다고 발표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ICO를 가장한 스캠이나 기술력이 갖춰지지 않은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진행하는 ICO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겨나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파급됐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의 산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가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으면서 전 세계적인 투기 열풍까지 불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감독할 기관이나 제대로 된 제도조차 마련되지 않아 투자자를 보호할 기본적인 안전장치조차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프로그래머에 의해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지 벌써 10년이 지났고, 오늘날 수천이 넘는 암호화폐들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아직도 관계당국이나 관련기관은 실효성 있는 조치 한 번 내리지 못하고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기업공개를 뜻하는 IPO와 비견되어 ICO라고 일컬어지는 암호화폐 기업의 투자금 모집 실태는 매우 심각하다.
통계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2015년에는 7건에 그쳤던 ICO가 2016년에는 43건, 2017년에는 343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4월까지 진행된 ICO만 202건에 달한다.
더욱이 ICO를 통해 모집된 총 자금 규모를 비교해보면 2015년에는 $9,000,000, 2016년에는 $256,000,000, 2017년에는 $5,482,000,000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4월까지 놓고 봐도, 2017년엔 한 달에 약 28.6회의 ICO가 진행됐고 세배가 넘는 자금이 모집됐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ICO 시장 규모는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ICO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ICO를 진행하는 기업의 기술력 검증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자료인 백서(White Paper)를 이해하기조차 쉽지 않아서 투자의 위험만 가증시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금 모집을 위해 행해지는 IPO와 비교해 보면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또렷해진다.
IPO의 경우 발행회사의 설립 후 경과 년수, 자본금 및 상장주식수, 매출의 실적, 재무내용, 감사인의 감사의견, 부도사실 발생사실, 명의개서 대행위탁, 주권의 통일 규격 여부 등을 법령에 따라 철저하게 심사하는데 반해, 더 많은 투자자와 투자금이 모집되는 ICO에서는 정작 아무런 표준이나 제도는 물론이고 감독 기관조차 없는 상황이다 보니, 손쉽게 투자금을 유치해 보려는 목적을 가지고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ICO를 통해 일반 투자자의 피해만 커져가고 있는 설정이다.
더욱이 ICO 이후 기업들이 실제로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투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피해자가 속출하게 될 것을 불을 보듯 뻔한상황이었다.
이런 암울한 시장 상황 속에서 유럽 전자화폐감독위원회(EMSCOMM)가 2017년 하반기부터 준비해 온 ICO 인증제도를 통해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의지와 함께 능력을 겸비한 ICO 진행 기업들을 선별해서 지원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전 세계 여러 관계당국은 물론이고 수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MSCOMM의 ICO 인증제도는 단순히 우수한 기업을 선정하고 인증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ICO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독과 지원이 병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암호화폐에 관한 최고의 권위를 가진 학자들로 구성된 EMSCOMM의 시니어 멤버 중 두 명이 각 인증 기업의 담당 어드바이저로 선정되어 그 기업의 개발 단계부터 사업진행까지 전 과정을 감독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투명한 ICO 제도의 정착을 위한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EMSCOMM은 이번 ICO 인증제도를 표준화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EMSCOMM의 시니어 멤버인 Jeffrey Miron 하버드대 교수와 Picard 룩셈브룩크대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정기포럼을 개최해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 관계 당국 기관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달부터 유럽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EMSCOMM의 ICO 인증제도가 암호화폐 시장을 안정화 시키면서도 바른길로 육성하고, ICO에 참여하는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