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軍, 오늘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판문점 선언' 이행 착수
입력 2018-05-01 09:33  | 수정 2018-05-08 10:05

군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1일 최전방 지역의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착수합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예고한 대로 오늘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운용하는 국군심리전단은 확성기 제작업체의 안내를 토대로 순차적으로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일부 최전방 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 장면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는 남북 화해 국면의 도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기로 한 것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따른 것입니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는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며 앞으로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하였다"고 돼 있습니다.

군 당국의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첫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는 셈입니다.

군 당국은 최전방 지역에서 40여대의 고정식·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운용해왔지만, 현재는 가동 중단 상태입니다. 국방부는 지난 23일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 방송을 멈췄습니다.

군 당국은 차량형 이동식 확성기를 철거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정식 확성기를 철거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선제적으로 철거하는 데 호응해 북한도 순차적으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경우 대부분 고정식 확성기를 운용하기 때문에 철거에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습니다.

군 당국이 철거한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은 국군심리전단이 보관하게 된다. 군은 대북 확성기를 훈련 등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3년 시작돼 남북관계 부침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고 시설도 철거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재개해 최근까지 가동해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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