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나텍, 낭비되는 전기 잡는 에너지절감·자동구출 시스템 개발
입력 2018-04-30 15:24 

"엘리베이터 가동에 드는 에너지는 줄이고, 위기 상황에는 비상 탈출을 도우니 일석이조입니다."
에너지 소재 전문기업 비나텍(대표 성도경)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초단기 에너지 저장장치 '슈퍼 캐퍼시터'를 개발했다. 비나텍의 슈퍼 캐퍼시터는 엘리베이터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잡아내 전기를 저장하고, 이를 비상탈출 장치 가동에 활용한다.
성도경 비나텍 대표는 "슈퍼 캐퍼시터는 쉽게 설명하면 단기 에너지저장장치(ESS)"라며 "엘리베이터가 내려갈 때 낭비되는 에너지를 저장해 나중에 필요할때 활용하는 원리"라고 밝혔다. 에너지 저장원리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회생 에너지를 얻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엘리베이터가 내려갈 때 모터가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감기는 것을 이용해 에너지를 저장한다"며 "열과 소음으로 사라질 에너지를 회수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슈퍼 캐퍼시터가 저장한 에너지는 평소에는 엘리베이터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데 사용된다. 성 대표는 "실험 결과, 저장한 에너지를 활용하면 전기 사용량을 약 12%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나텍은 지난해 7월 서대전네거리 지하철역사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성 대표는 "높이가 높을수록 에너지 절감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에 고층 빌딩에서 특히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저장에 쓰는 슈퍼 캐퍼시터는 무엇일까. 한상진 비나텍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인 보조배터리와 슈퍼 캐퍼시터를 정수기 물통과 머그컵에 비유한다. 그는 "일반적인 보조배터리는 한 번에 오가는 용량이 적은 대신 총량이 많다. 반면 슈퍼 캐퍼시터는 한 번에 많은 에너지를 담거나 뺄 수 있지만 총량이 작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비나텍이 개발한 슈퍼 캐퍼시터는 수명도 50만번 이상 충·방전할 수 있으며, 기간도 1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어 기존 제품보다 개선됐다.
비나텍이 이번에 개발한 슈퍼 캐퍼시터는 기존 캐퍼시터보다 100만배 이상 큰 용량을 자랑한다. 캐퍼시터는 흔히 콘덴서로 불리는 부품이다. 성 대표는 "전극물질로 특수 활성탄을 활용한 덕에 용량과 수명이 늘어났다"며 "발생하는 에너지를 많이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용 비상 탈출장치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동구출운전장치는 운행 중인 승강기가 정전 등으로 갑자기 멈추게 되면, 자동으로 승강기를 가까운 층으로 이동시키는 장치다. 엘리베이터용 비상 탈출장치는 지난해 1월 이후 건축되는 모든 건물에 설치가 의무화됐다. 성 대표는 "별도로 비상 탈출장치용 전원을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차지하는 공간도 더 적어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나텍은 국내외 승강기 업체를 통해 슈퍼 캐퍼시터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현재 자동구난장치(ARD)에 사용되는 일반 배터리를 슈퍼커패시터로 대체하는 등 사업화를 확대할 계획이다.
비나텍은 국책가과제를 통해 2015년 5월부터 3년간 기술을 개발했다. 이건산전, 지웰,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이 기술개발에 참여했으며, 전자부품연구원 전북본부 윤선홍 팀장 연구팀이 사업화를 지원하였다. 총 34여억원이 투입된 비즈니스협력형 R&D사업이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광주지역사업평가단이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는 '경제협력권 산업육성사업'의 일환이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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