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줄줄이 밀리는 수도권 대어급 분양
입력 2018-04-27 17:02  | 수정 2018-04-27 20:18
공공택지에 개발돼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되는 과천지식정보타운 조감도. [사진 제공 = LH]
수도권 대어급 분양이 줄줄이 밀리고 있다. 5월에는 금융결제원의 청약 접수 사이트인 '아파트투유' 시스템 개편 작업이 있고, 6월에는 지방선거와 월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다가온다. 7·8월은 여름휴가철로 분양 비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하반기로 미루자'는 단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조율이 원활하지 않아 일정이 미궁에 빠진 단지까지 속출하면서 하반기인 가을로 대어급 청약 상당수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과천 분양의 핵심으로 꼽혔던 '과천지식정보타운 S4블록' 분양이 하반기로 연기됐다. 대우건설컨소시엄(대우건설·태영건설·금호산업)은 원래 이 블록 내 전용 84~107㎡ 679가구를 5월 중 분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6월 초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여러모로 분양 홍보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자 아예 하반기로 미룬 것이다. 과천과 평촌 사이에 위치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지하철 4호선 새 역사가 들어오고 주변 시세보다 낮게 분양되는 공공택지로서 시세 차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 관심이 크다. 분양가 시세는 주변의 70~80% 수준인 3.3㎡당 평균 2500만~26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과천 전체 아파트 시세가 3.3㎡당 3400만원을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되는 시세 차익이 2억5000만원 이상이다.
중견 건설사인 한양이 청량리 동부청과시장 재개발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었던 최고 59층 1152가구 대단지 분양도 당초 5월에서 미뤄졌다. 비슷한 입지와 층수를 자랑하는 '청량리 롯데캐슬' 분양이 5월로 예정돼 있는데, 굳이 같은 시기에 분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양 관계자는 "상반기 청량리 인근 분양이 좀 있어 상황을 보고 분양가 등을 정하기 위해 10월 정도로 분양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에서 15년 만에 나오는 아파트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포스코건설의 '분당더샵파크리버'는 2월에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로선 5월 분양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가장 큰 원인은 HUG로부터 승인받아야 하는 분양가를 둘러싼 이견이다. 워낙 오랜만에 나오는 신규 분양이다 보니 분양가를 책정할 기준이 마땅치 않고, 최근 급등한 분당 아파트값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후문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일단 5월 분양이 목표지만 가봐야 알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사안을 두고 논의가 길어지다 보니 자꾸 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분양가 승인이 안 나서 분양이 계속 미뤄지는 또 다른 대표적인 곳은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이다. 같은 동네 '한남더힐'이나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등과 같은 최고급 주택단지를 표방하며 한남동 외국인아파트 용지에 건설 중인 '나인원한남'은 작년 9월부터 시작된 분양가 승인 줄다리기를 아직도 끝내지 못해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 12월 시행사인 디에스한남은 3.3㎡당 6300만원으로 평균 분양가를 책정해 HUG에 제출했지만 난색을 보이면서 아직까지도 분양 승인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5월 첫 주에는 아파트투유 시스템 개편 작업으로 청약 자체가 안돼 분양 일정을 시작하기 힘들고, 5월 마지막 주엔 지방선거 선거운동으로 인해 온라인 포털사이트 등에 광고를 걸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현수막을 걸 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드컵이라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까지 있어 업체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인혜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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