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가치·협력 뒷걸음칠라…곤혹스러운 그룹들 `속앓이`
입력 2018-04-25 17:58  | 수정 2018-04-25 19:53
◆ 당국, 금융사 리스크 해소 압박 ◆
유광열 금융감독원장 대행이 25일 간담회에서 리스크 해소를 지시하자 해당 그룹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단 정부의 후속 조치 내용을 살펴보면서 리스크를 줄일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뾰족한 해결 방안을 당장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곧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압박이 워낙 강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부담스러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구체적인 삼성 금융그룹 관련 방안을 내놓으면 그 방안을 놓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삼성그룹은 금융 계열사가 핵심기업인 삼성전자와 지분 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정부를 포함한 이해관계자가 대타협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일방적으로 알아서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 시행과 관련해 미래에셋대우를 미래에셋그룹의 대표회사로 선정하고 그룹위험관리팀을 신설했다"며 "앞으로 모범규준 시행에 맞춰 통합위험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와 자사주를 교환하게 된 배경에는 밴처투자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1000억원씩 출자해 2000억원 규모 벤처 펀드를 조성했다. 아시아 내 유망 벤처투자기업에 투자를 하겠다는 목적으로, 양사는 향후 8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1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부분만 지적당한 것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미래에셋대우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에 대해 조사 중이다.
네이버 측은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을 금융에 접목시키며 미래에셋과 함께 핀테크 시너지 효과를 내고 기타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고자 하는 차원의 협력"이라며 "양사 전체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금융 건전성을 해치는 원인이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아직 기준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일감 몰아주기 적정선이 어디까지인지 알기는 어렵다"면서 "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화된다면 당국 지도에 따라 맞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외부 가맹점과의 제휴를 확대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계열사 매출 비중이 줄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론 현 수준에서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 윤진호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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