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중입자 암 치료 세계 1위 일본...자국민도 314만 엔
입력 2018-04-24 18:13  | 수정 2018-04-24 20:00
[사진1 : 중입자선 암 치료 모습]
- 日, 육종암·전립선암·두경부암 등 3개만 보험 적용
- 국내 중입자 치료기 도입해도 치료비 5천만 원



암 치료는 암 세포를 얼마나 정확하게 사멸시키느냐가 성공의 관건으로 여겨진다. 치료 시 암 세포 뿐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여 부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중입자선 암치료가 꿈의 암치료 기술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중입자선 암 치료는 이러한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는 첨단 치료법이다. 탄소 이온을 중입자가속기에 의해 광속 대비 80%까지 가속시켜 암 조직을 살상하는 원리다. 초당 10억 개의 원자 핵이 암 세포에 도달해 방사선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 덕분에 암 세포 DNA를 완전히 깨뜨리고 조직을 태워 없애 효율적인 암 치료가 가능하다.

중입자선 암 치료는 양성자 치료 대비 암 세포 사멸 효과가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겟도 더욱 정확하다. 두경부암이나 폐암, 간암, 췌장암, 전립선암, 수술 후 재발한 직장암, 골육종 등에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치료 받을 수 있는 곳이 국내에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중입자선 암 치료의 경우 국내 치료기기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해외로 건너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중입자 가속기 설치비만 3천억 원에 달할 만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현재는 일본과 독일, 두 나라에서만 중입자선 암치료를 활발하게 시행 중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암 환자들의 경우 보통 일본으로 건너가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가 지불해야 할 치료 비용도 상당한 고액이다.

◆日현지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 및 일정 부담, 만만치 않은 숙제

[사진2 : NIRS 전경]


일본 국립방사선의학총합연구소(NIRS)는 1년에 약 1,000여 명 가량의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중입자선 암 치료의 세계적인 대표 기관이다. NIRS는 일본 현지 암 환자 뿐 아니라 외국인 환자 대상으로도 중입자선 암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하여 국내 환자가 중입자선 암 치료를 효율적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중입자선 암 치료가 원스톱으로 진행될 수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당일 진찰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진단 영상, 추천서 등의 자료를 제출한 뒤 검토 과정을 거쳐 예약 진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입자 치료 시 진찰 예약부터 진찰 과정, 치료 일정 등을 수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입원 및 통원 치료 후 환자의 재방문 과정, 애프터케어 등의 스케줄까지 고려했을 때 추가 일정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통역이다. 외국인 환자는 현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이 동반돼야 한다. 이 부분은 NIRS 홈페이지에도 기재되어 있다. 아울러 중입자선 암 치료 적합 여부가 기재된 국내 의사 명의의 추천서를 꼭 지참해야 한다.


통역사를 대동해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치료 과정 중 의학용어나 물리학용어, 화학용어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일상회화 정도의 일본어 능력을 가진 통역사가 질병 및 치료 관련 의학용어를 바로 알고 번역해주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 뿐 아니라 체재, 교통비, 숙박비, 통역비 등의 부가 지출도 부담이다. 환자가 나홀로 중입자선 암 치료를 받으러 일본으로 건너갈 경우 치료비 외에 과도한 비용이 발생하여 크나큰 짐으로 다가오게 된다.

◆일본인도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 "한화 3,100만 원 상당"

중입자선 암 치료의 뛰어난 치료 결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용이 문제다. 이는 일본 자국민들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일본인에 대한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은 314만엔(한화 3,100만원 상당)이다. 이는 검사비 및 진료비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보험 적용에 대한 기대도 그리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중입자선 암 치료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육종암, 전립선암, 두경부암 등 소수로 한정하고 있다. 보험 적용 대상이 되면 70% 정도의 비용을 면제 받게 된다. 또한 만 75세 이상의 고령 암 환자에게만 치료 비용의 90%를 면제하고 있다. 이외 대상은 일본 현지인이라 하더라도 3,100만원의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국내 중입자 암 치료기 도입해도 치료비 5천만 원 수준

중입자선 암 치료기 도입을 위한 대학병원의 사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부산 기장에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산광역시, 기장군 등과 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오는 2021년 중입자 치료 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29일 일본 도시바, DK메디컬솔루션과 중입자 치료기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올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3 : 연세의료원 중입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 현장]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중입자선 암 치료 비용 부담을 잘 알고 있는데 일본 사례 및 국내외 논문을 바탕으로 중입자선 암 치료의 충분한 치료 효과를 입증한 뒤 보험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국내 치료 개시 예상 시점이 4년 후라 확답하긴 어려우나 일본 현지 치료 비용인 1억원 대비 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보험까지 적용될 경우 수백만 원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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