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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 국내 첫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올 수익률 3% 선방
입력 2018-04-24 17:38  | 수정 2020-11-03 18:03
◆ 공모펀드 돋보기 / '미래에셋 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 ◆
지난해 5월 펀드시장에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금융감독원이 최소 가입금액 500만원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인가하면서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투자가들이 비교적 소액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 혼합자산 펀드는 국내에 출시된 첫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다. 지난해 9월 등장한 이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가 올해 들어 수익률 -0.04%로 뒷걸음치는 동안 23일 기준 3.19% 수익률을 올렸다. 설정 이후 수익률은 7.46%에 달해 같은 기간 1.64%에 머문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앞섰다.
이 펀드는 한국형 헤지펀드(사모펀드)를 포트폴리오에 두루 담으며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활용한 메자닌 전략과 기업공개(IPO), 블록딜, 배당 등 기업 이벤트를 활용하는 이벤트 드리븐, 주식 롱숏 전략 등 헤지펀드의 다양한 투자 기법을 한 펀드 안에서 활용하는 셈이다.
이 펀드는 지난해 국내 증시 하락 시 IPO 공모주 전략을 활용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해 재미를 봤고, 올해는 메자닌 펀드 투자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2월 글로벌 조정장이 본격화하기 전 유동성 비율을 기존 5%에서 20%로 확대하는 등 방어적인 전략에 따른 점도 수익률 안정성 측면에서 주효했다"며 "사모펀드는 좀 더 과감한 전략으로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펀드가 조정기를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펀드 운용팀은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 펀드 성과가 내부 기대치보다 다소 밋밋하게 나왔다는 판단에서 공격적인 수익률을 겨냥하는 사모펀드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위험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중간에 위치한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공격적인 자산과 방어적인 자산 비중을 함께 늘리는 일종의 '바벨 전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펀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거친 뒤에는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 혼합자산 펀드는 라임자산운용 안다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등이 운용하는 국내 주요 사모펀드를 두루 담았다. 매년 3~5%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는 미래에셋스마트Q토탈리턴 펀드가 15.39%로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2016년 설정 이후 50% 넘는 누적 수익률을 기록한 파인밸류IPO플러스 펀드와 주식 롱숏 전략을 활용해 매년 7%대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교보악사매그넘1 펀드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모펀드에 대한 정보 접근이 제한적인 만큼 운용사 실사와 금융투자회사 공시 자료 검토 등 철저한 펀드 선정 과정을 거친다. 12개 항목에 대한 정량적 검증과 24개 정성적 항목 검증을 통해 운용 스타일과 펀드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판단한다.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위해 펀드 투자풀 50개로 확대할 것"
국내 첫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김승범 미래에셋자산운용 FoF운용 팀장(사진)은 재간접 펀드 운용을 '투자 유니버스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포트폴리오에 담는 하위 펀드마다 환매 일정 등이 달라 리밸런싱(편입 비중 조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투자 비중을 조정할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하위 펀드들을 많이 확보하는 게 수익률과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투자 유니버스에 어떤 사모 자산운용사들이 들어가 있느냐가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 운용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펀드의 안정적인 성과를 위해 언제든지 원하면 펀드를 갈아 끼울 수 있도록 투자 유니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경력 10년 차 펀드매니저다. 국내 채권 펀드 운용부터 시작해 신흥국 채권, 멀티에셋 재간접 펀드 등 주요 펀드 자산 클래스를 두루 경험했지만 사모 재간접 공모펀드 운용은 그에게 쉽지 않은 과제다
김 팀장은 "일간 설정과 환매가 가능한 헤지펀드가 있는가 하면 한 달에 한 번 환매가 가능하고 20여 일 뒤에 돈이 들어오는 펀드들도 있다"며 "헤지펀드마다 설정 해지 기간이 다양하고 길기 때문에 펀드 리밸런싱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 팀장은 "사모 운용사가 내놓은 코스닥 벤처펀드 역시 높은 수익률 기대가 가능한데도 환매 가능 시기가 맞지 않아 포트폴리오에 담지 못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별 사모 자산운용사들의 펀드 투자에 대한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도 사모재간접 펀드 운용에서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투자 대상이 헤지펀드 상품이다 보니 개별 운용사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운용하는지 들여다보기 어려운 편"이라며 "한 달에 한 번씩 재간접 펀드만을 위한 운용보고서를 따로 받는 방법 등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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