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도시재생 신기법…맞벽 재건축 활용해 `똘똘한 한채`
입력 2018-04-24 17:22  | 수정 2018-04-24 19:30
최근 '맞벽 재건축'이 부동산업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월 자율주택정비사업이 시행되면서 맞벽 재건축이 쉬워져 소규모 정비사업 편의성이 한층 높아졌다.
맞벽 건축은 도시 미관 등을 위해 둘 이상의 건축물 벽을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50㎝ 이내로 지은 경우를 뜻한다. 이 방식은 토지와 건축물 소유자들이 합의하면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을 띄울 필요가 없고 용적률·건폐율을 통합해 계산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대폭 개선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대 2필지까지만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게 단점이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이젠 최대 9필지까지 연결하는 유럽형 타운하우스로도 재건축이 가능해졌다"며 "저층 주거지 재생의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목건축이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맞벽 재건축이 저층 주택 재건축 수익률을 높이는 데 획기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서울 대학가에서 토지 89㎡(약 27평)를 소유한 A씨가 바로 옆 땅 40㎡(약 12평)를 보유한 B씨와 맞벽 재건축을 통해 두 동의 건물을 새로 지을 경우 수익률을 계산해봤다. 이 경우 용적률·건폐율 통합 계산 혜택을 받아 가구 수를 12가구까지 늘릴 수 있다.
공사비와 설계감리비, 세금 등을 합한 매입 원가는 15억3680만원가량이다. 12가구에서 받을 수 있는 보증금 수입은 서울의 일반적 원룸 평형별 시세로 따질 때 2억2000만원으로 계산됐다. 보증금과 건축자금 대출 가능 금액(3억3033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투자비는 9억8647만원이다.

12가구의 월세 수입은 매달 800만원으로 추정된다. 1년으로 따지면 9600만원이다. 대출이자(연 3.8% 가정) 1255만원을 빼면 8344만원의 실수익을 얻는다. 투자비 대비 수익률은 8.46%로 계산됐다.
A씨와 B씨가 따로 건물을 개발할 경우 여러 규제를 받아 가구 수가 8가구밖에 나오지 않는다.
매입 원가도 다소 감소한 13억6877만원이 된다. 공사비와 세금, 금융수수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8가구에서 받을 수 있는 보증금 수입은 1억7000만원이다. 보증금과 건축자금 대출(3억9960만원)을 제외하면 실제 투자비는 7억9920만원이다.
8가구의 월세 수입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6180만원이다. 대출이자(연 3.8% 가정) 1518만원을 빼면 4662만원의 실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익률이 5.83%로 맞벽 재건축보다 2.63%포인트 떨어진다.
그동안 소규모 정비사업의 또 다른 걸림돌이던 자금 조달 문제도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그동안 맞벽 건축 등은 규모가 작아 위험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에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도시재생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미리 선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펀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최근 군인공제회는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115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서용식 대표는 "맞벽 건축 의사가 있는 소유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융자를 받아도 해결하지 못하는 비용을 블라인드 펀드가 충족해주고 있다"며 "민간 자금의 부동산 투자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맞벽 재건축은 매일경제와 수목건축이 다음달 4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지원하는 민간금융 포럼'에서 자세히 소개된다. 이 포럼은 지속 가능하고 건전한 민간 부문의 금융시스템 및 투자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민간의 사업비 지원을 활성화하고 소규모 도지재생사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 사업 모델을 다룰 예정이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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