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드루킹 자금 출처 밝혀지나…경찰, 느릅나무 담당 회계법인 및 파주세무서 압수수색
입력 2018-04-24 16:19 

'드루킹' 김 모씨(49·구속기소)가 주도한 포털 사이트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일당의 본거지인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의 회계 관련 자료를 입수하기 위해 출판사 회계에 관여해온 회계법인과 세무서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번 조치에 앞서 진행한 계좌 추적용 압수수색도 진행하면서 베일에 싸여있던 드루킹 일당의 자금출처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오전 느릅나무의 세무업무를 담당한 서울 강남의 회계법인과 파주세무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약 3시간 가량 진행된 압수수색에서 느릅나무 회계장부와 세무서 신고자료 등 자료가 담긴 USB와 서류철을 확보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수사에서 느릅나무의 회계 책임자인 드루킹 최측근 '파로스' 김 모씨(49)가 금전출납장, 일계표를 매일 엑셀 파일로 작성해 회계법인에 보내고 파일은 드루킹의 지시에 따라 삭제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느릅나무가 명목상 출판사일 뿐 실제로는 온라인 쇼핑몰 '플로랄맘'을 통해 판매한 비누 등을 통해 수입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액수가 많지 않아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측의 돈을 가져와서 쓰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경공모가 주최한 강연 수입 등이 느릅나무 회계와 섞여 처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느릅나무 회계자료를 분석하면 여론조작 활동자금 출처와 배후 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출판사 회계장부와 세무서 신고자료를 바탕으로 범행에 사용된 자금 출처 및 사용처 등을 특정해 피의자들의 조직적인 범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느릅나무에서 급여를 받으며 상근으로 근무한 직원은 8명 가량으로 이들이 경공모 카페 운영 관련 업무를 함께 수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느릅나무는 사실상 경공모"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이번 사건의 자금흐름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따로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이 "피의자들과 거래한 상대방과 주요 참고인들의 금융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 조사에서 드루킹 일당이 댓글 추천수를 조작하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별도로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서버를 따로 만들어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은 이 서버를 '킹크랩'이라는 암호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똑같다고 봐서는 안 된다"면서 "기술적으로 매크로보다 효율적이고 성능을 좋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루킹 일당이 이 서버를 지난 1월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 범행 당시 사용햇는지 여부를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킹크랩'이 여론조작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범죄 활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경공모 회원으로 '성원'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김 모씨(49)와 현금 500만원을 주고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한 모씨를 조만간 소환할 계획이다. 경찰은 성원이 한씨에게 전자담배 '아이코스' 상자에 돈을 넣어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성원의 진술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라며 "한씨를 불러 진술을 맞춰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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