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바이오株 인기에 외국계가 왜 속앓이?
입력 2018-04-24 10:21 

[본 기사는 4월 20일(18: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주 활황으로 코스닥 시장이 연일 활황세를 보이자 외국계 증권사들이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을 비롯한 성장 기업들이 외국계 증권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나스닥 상장 대신 코스닥 시장 상장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레이더M 리그테이블 기업공개(IPO) 주간 순위에 따르면 JP모건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하며 전년 3위와 4위에서 한 계단 미끄러졌다.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IPO 시장 역시 호조세를 나타냈음을 감안할 때 아쉬운 실적이다. 이들이 밀려난 자리는 한국 증권사가 채웠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에 본거지를 둔 기업마저 나스닥 대신 코스닥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밸류에이션이 나스닥 대비 우월하다는 판단하에 국내외 기업들이 나스닥 대신 코스닥을 찾는 경우가 확연히 늘어났다"고 전했다.

회계불신에 따른 고질적인 저평가로 개인 투자자들간 거래 위주였던 코스닥 시장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설명회(IR)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나스닥 시장의 메리트가 뚜렷하다. 그럼에도 압도적인 기업 밸류에이션 때문에 코스닥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슈진은 국내 코오롱그룹 계열사이긴 하지만 미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이런 까닭에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국 코스닥에 상장했다. 티슈진은 희망공모가 밴드 상단인 주당 2만7000원에 공모절차를 마감했으며 이날 주가는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은 4만5250원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코스닥 상장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과거에도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다가 결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현재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된 경험도 있다. 이같은 트렌드 덕분에 외국계 증권사들이 IPO 활황장서 소외를 받을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이같은 트렌드가 다소 바뀔 여지가 열려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SK바이오팜 등 국내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들이 잇달아 나스닥 시장 상장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들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인 설득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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