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숭아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해 먹는 '아샷추(아이스티+샷추가)' 메뉴가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각종 블로그와 커뮤니티에는 아샷추를 먹어봤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고 특히 시험 기간을 맞이한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아샷추는 커피 브랜드가 개발해 홍보한 정식 메뉴가 아니다. 메뉴판에도 없다. 일반 카페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티에 보통 500원 정도 하는 에스프레소 샷을 부어 마시는 음료다. '커스터마이즈드(Customized)' 메뉴인 셈이다.
한 누리꾼이 '이렇게 조합하니 맛있다'고 SNS에 올린 뒤 인기를 끌었고, 이 메뉴에 도전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특히 평소 쓴맛 때문에 커피를 피했던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한다.
23일 오전 12시쯤 찾은 이디야커피 서울 충무로점에는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직장인과 청년들로 붐볐다..
"아이스티 사이즈업에 에스프레소 샷 추가해주세요"라고 말하자 주문을 받던 직원은 익숙한 듯 포스를 두들겼다. 아이스티 벤티 사이즈 3500원에 샷을 추가하자 총 4000원이 됐다. 요즘 손님들이 아샷추를 많이 찾냐고 묻자김효레 매니저(28)는 "지난주 내내 아샷추를 찾는 손님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처음 만들어 보는 메뉴에 당황했지만 먹어보니 왜 인기 있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아샷추 잔에 입을 대자 향긋한 복숭아 향이 코를 찔렀다. 기존에 먹어봤던 아이스티 맛이다. 두어 번 더 들이키니 쌉쌀한 커피맛이 나기 시작했다. 바닥을 보일수록 커피맛이 진해졌다. 봄에 어울리는 풍미로 첫 맛은 달지만, 점점 카페인이 돌며 산뜻한 기분이 든다.
SNS에는 상반된 후기가 쏟아졌다. '대체 이게 뭐가 맛있다는 거지? 커피도 아니고 아이스티도 아닌 이상한 조합 (아이디 :Thjxxx)' '다음 강의 시험인데 아샷추 마시고 A 학점 기대해봅니다 (아이디 : Mogu00)' '더 맛있는 비율로 배합해 정식 메뉴로 출시됐으면 좋겠다 (아이디 : woon2)' 등 맛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갈렸다.
이 처럼 기존 메뉴를 수정해 독창적 레시피로 탄생시키는 소비자를 모디슈머(Modify+Consumer)라고 부른다.
특히 유통 분야에서 모디슈머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 TV프로그램에 등장해 인기를 모은 '짜파구리'를 비롯해 유통 신제품 상당수가 모디슈머의 몫이었다.
전성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아샷추는 모디슈머 트렌드 일종"이라며 "시장 주도권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해석해 볼 수 있으며 대량개별화라는 메가 트렌드 아래 소셜미디어 확산이 더해져 능동형·참여형 소비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신경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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