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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훔치기와 전력분석, 불신을 만드는 한 끗 차이
입력 2018-04-19 11:15 
LG가 사상초유의 사인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프로야구는 세밀한 스포츠다. 그러다보니 작전 하나하나는 경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투수와 포수, 그리고 타자와 주자가 펼치는 이와 같은 심리싸움은 그래서 항상 치열하고 복잡하며 여러 변수를 지닌다.
LG가 사인훔치기 논란으로 인해 비난의 중심에 섰다. 18일 광주 KIA전을 펼치던 LG는 더그아웃 통로 쪽에 KIA의 구종별 사인이 적혀있는 종이가 발각되며 경기결과보다 훨씬 큰 논란을 야기했다. 내용은 매우 자세했고 구체적이다. LG가 KIA의 계획을 미리 읽고 대응할 의도가 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LG 트윈스 측은 전력분석에서 정보전달을 하는 내용 속, 주자의 도루 시 도움이 되기 위한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러 이야기를 섞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의도를 갖고 이를 이용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LG는 이어 분명 잘못된 일이다. 향후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덧붙였다.
LG 구단은 이와 같은 행동이 구단전력 분석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한다. 주자가 출루했을 때 참고해 이용하겠다는 의도.
전력분석은 중요한 일이나 프로야구 신뢰에 흠집이 가해질 정도의 이와 같은 행동은 무리수였다는 평가다. 특히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을 볼때 최근 화두인 클린베이스볼 흐름 구호가 무색하다. 조심스럽지도 못했고 상대에 대한 존중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승부욕도 중요하지만 필드 위 함께 싸우는 동료들이기에 불신을 야기할만한 아쉬운 대목이다.
팬들의 성토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과정의 공정함은 최근 사회적 화두다. LG가 이 구종별 사인표로 인해 어느 정도 이득을 봤을 지는 아직 산정하기 힘드나 팬들은 적잖이 놀란 상태다. 납득할만한 후속조치와 설명이 요구되는 게 당연하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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