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스펙트럼`의 데뷔 이유, 저마다 다른 일곱 가지 스펙트럼
입력 2018-04-18 15:01  | 수정 2018-04-18 19:15
스펙트럼 멤버들이 서울시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동윤, 은준, 재한, 민재, 화랑, 동규, 빌런. /사진=한주형 기자
스펙트럼 멤버들이 서울시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동윤, 은준, 재한, 민재, 화랑, 동규, 빌런. /사진=한주형 기자


[케이컬처 DNA]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30여 팀, 멤버 수만 18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누군가의 우상(idol)이 되기로 결심한 데는 180개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달 데뷔할 보이 그룹 스펙트럼의 맏형 동규는 좀 유별난 이야기를 들려줬다. "군 복무 시절 병장이 되면서 앞길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잖아요. 그래서 노래하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때까지 해봤던 것 중 마음이 제일 편한 게 노래였거든요." 지난 17일 케이컬처 DNA는 데뷔를 한 달가량 앞두고 매일경제신문사를 찾아온 스펙트럼 멤버 7인을 만나 '아이돌이 되려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래퍼 동윤
래퍼 동윤

래퍼 동윤(20·김동윤)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좋아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 출연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멤버보다 긴장감이 덜할 것 같은데요.
▷긴장이 오히려 더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위압감이 어떤지 잘 알고 있으니깐 겁이 나는 거죠. 한편으로는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믹스나인 끝난 후 무대가 그리웠거든요.
-아이돌 그룹이 되는 대신 공부를 계속했다면 어떤 전공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공학이요. 원래 뭔가를 조립하고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목재를 사서 배 모형을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조종할 수 있는 배를 만들기도 했고요.

-목공예가 취미인 사람이 래퍼가 된 게 특이하네요.
▷둘 사이엔 공통점이 있어요. 창의성을 요구한다는 거죠. 저는 원래 존재하는 것 말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걸 좋아해요.
-스펙트럼이 어떤 팀이 됐으면 좋겠나요.
▷빅뱅 선배님들의 여유로운 느낌과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파워풀한 안무를 동시에 가져가고 싶어요. 놀 줄 아는 실력파랄까요.
보컬 동규

보컬 동규(26·문동규) "제대 후 뭐할까 고민하다 아이돌 되기로 결심했죠."
-멤버들 중 나이가 가장 많은데요. 언제 가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나요.
▷병장 때였던 22세 때였던 것 같아요. 병장이 되면 앞길에 대한 생각이 많아지잖아요.
-보통 병장이 돼서 미래가 막막하게 느껴지면 토익을 공부하거나 공무원 시험을 알아보지 않나요.
▷저도 여러 가지 고민을 했죠. 그런데 그때까지 해봤던 것 중 가장 맘 편한 게 음악이었거든요. 그래서 미련을 못 버리고 노래를 해봐야겠다 생각했어요. 일·이병 시절 여가 시간에 선임이랑 부대 내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자주 부르기도 했고요.
-노래를 처음 배운 건 고등학교 때라고 들었는데요.
▷음치 탈출이 목적이었죠. 고등학교 밴드부에 들어갔는데 그때 빅뱅 선배님 무대를 보니 너무 멋있는 거예요. 한 달 용돈으로 20만원을 받던 때였는데 15만원 내고 노래 학원에 다녔죠. 저는 미술 고등학교 출신인데요. 노래 학원에 다닌 뒤로는 재료비가 없어 친구들 재료를 조금씩 사서 쓰고 그랬어요. 학교도 차 타면 한 시간 반 거리인데 네 시간 걸려서 걸어다니고요.
-군 복무를 이미 마쳤다는 점에서 다른 멤버보다 여유가 있겠네요.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죠. 저로서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돼서 편한 것 같긴 해요.
래퍼 빌런

래퍼 빌런(20·이승현) "무대에서 매번 새로운 모습 보여주는 '빌런' 될게요."
-빌런이란 예명을 붙인 이유가 있나요.
▷개성 있는 이름을 갖고 싶었어요. 여러 가지를 찾던 도중 빌런이라는 이름이 의미가 좋은 것같이 느껴졌어요.
-악당이란 뜻이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빌런은 매번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찾아오잖아요. 저도 무대에서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떤 계기로 데뷔를 준비하게 됐나요.
▷친구가 '춤 한번 춰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유해 중학교 3학년 때 시작했어요. 점점 재미있어져서 18세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됐네요.
서브보컬 은준

서브보컬 은준(19·최은준) "꿀물 마시며 꿀성대 만들어요."
-보이그룹 멤버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게 언제인가요.
▷원래 지구과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는데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음악이 너무 하고 싶어져 보컬 트레이너가 되겠다고 결심했죠. 학원에 가서 노래를 배우던 도중 경험을 쌓고 싶어 오디션을 보게 됐습니다.
-창법이 감미로운데요. 연습법이 따로 있나요.
▷평소에는 목이 안 상할 정도로만 연습해요. 짧게 한두 시간 정도만 집중해서 연습하고 그 뒤로는 꿀물 같은 걸 많이 마시는 편이에요.
-평소 어떤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나요.
▷저는 비투비 이창섭 선배님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고요. 팝송 중엔 브루노 마스의 '웬 아이 워즈 유어맨(When I was your man)'을 좋아해요.
화랑

래퍼·서브보컬 화랑(23·박종찬) "체인스모커스처럼 분위기 있는 노래 들려줄게요."
-왜 가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춤추러 다니는 걸 좋아했거든요. 학교 축제나 장기자랑이 있으면 한 달씩 준비해 무대에 서기도 했죠.
-그럼 아이돌 데뷔는 언제부터 준비했나요.
▷중간에 다른 회사에서 데뷔를 준비했는데요.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준비했는데 멤버 전체가 소송에 휩싸여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좌절감이 컸을 것 같네요.
▷미술도 하고 운동도 해보면서 '난 뭘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자꾸 무대에 섰던 게 생각났어요. 사람들에게 박수 받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연기 학원을 1년 다니다가 검정고시를 봐서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에 진학했어요. 2학년 마치고 3학년 진학할 시점에 군대를 다녀오려고 휴학하고 있는데 그때 리더인 민재형을 오디션에서 만나게 됐어요. 그때부터 진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게 됐죠.
-좋아하는 가수가 있나요.
▷체인스모커스를 좋아해요. 기교가 화려한 보컬보다는 곡의 전체적 분위기나 멜로디에 잘 어우러지는 보컬을 좋아해요.
리더 민재

리더·보컬 민재(24·조민재) "부산서 길거리 공연하다 데뷔까지 하게 됐죠."
-어떤 계기로 아이돌 데뷔를 꿈꾸게 됐나요.
▷원래 취미로 했거든요. 노래는 부산 학원에서 레슨 받고, 춤은 차 없는 거리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며 연습했어요. 소극장을 빌려 무대에 서기도 하고요. 그러다 '한 번 사는 거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는 생각으로 본격적 준비를 하게 됐어요.
-데뷔를 앞두고 리더로서 부담감이 크겠어요.
▷애들이 잘 따라오고 다 착해서요. 특별히 부담감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나요.
▷크리스 브라운이나 브루노 마스 같은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 가수를 좋아해요. 무대에서 정말 멋있어 보이잖아요.
메인 보컬 재한

메인 보컬 재한(23·김재한) "야자도 안 하고 '런 데빌 런' 연습했어요."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한 게 언제인가요.
▷중학교 3학년이요. 처음으로 '부산 가요제'에 나갔는데 거기서 상을 타고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줘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연습은 어떻게 하셨나요.
▷고등학교에서 밴드부로 활동하며 계속 음악을 했어요. 야자 시간에는 야자 안 하고 학원으로 연습하러 나가고요.
-어떤 노래를 주로 불렀나요.
▷신나고 밝은 노래 위주로요. 윤도현 선배님이 '나가수'에서 불렀던 '런 데빌 런' 같은 거. 또 딕펑스 선배님들 노래는 거의 다 불렀던 거 같아요.
-아이돌로 꿈이 바뀐 건 언제인가요.
▷스무 살 때요. 원래 보컬만 하다가 공연을 준비했는데 춤을 처음 추면서 흥미를 느끼게 됐죠.
스펙트럼 멤버들이 손으로 팀을 상징하는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스펙트럼은 다음달 9일 학동역 삼익악기빌딩 엠팟홀에서 쇼케이스 무대를 열며 가요계에 출격한다. 아이돌을 꿈꾼 이유도, 장기와 취미도 제각각인 이들은 무대 위에서도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데뷔를 한 달 앞둔 스펙트럼의 일과는 '매일경제 유튜브 채널(바로가기)에서 볼 수 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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