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게 '여사'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는 지난 15일 리설주가 중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관람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중앙통신은 "존경하는 리설주 여사께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지젤'을 관람하셨다"고 보도했다.
미 CNN 방송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김정은의 부인은 북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존경을 받았다"면서 "은둔 국가의 권력구조가 진화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에 따르면 북한에서 '여사'라는 표현이 사용된 것은 1970년대 김일성의 부인 김성애가 마지막이었다. 그 후 김일성과 김정일의 부인들에게는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트로이 스탠거론 KEI 선임연구원은 CNN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서는 어떤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하나하나의 움직임은 한 가지 이유를 위해 연출돼 있다"며 북한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퍼스트레이디'라는 호칭이 리설주를 서양식 표준 속에 위치시키는 효과와 함께 오랜 공산주의 잔재 일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리설주의 위상 향상은 김씨 일가의 북한 내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서 북한 연구가로 활동하는 피터 워드는 리설주의 새로운 호칭에 대해 "그녀만의 개인 숭배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북한 매체는 그동안 '께서', '하시다' 등 격식을 갖춘 높임말을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에게만 사용해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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