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북 분양도 `별따기`…가점 50 넘어야 `기대`
입력 2018-04-13 15:54  | 수정 2018-04-13 19:29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견본주택이 특별공급 접수를 위해 몰린 사람들로 꽉 차 있다. [매경DB]
마포프레스티지자이 당첨자 분석
강남뿐 아니라 강북 분양시장에도 막대한 고가점 실수요자가 대거 몰렸다.
13일 아파트투유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평균 50대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 접수를 마감했던 '마포 프레스티지자이'의 당첨자 최저 가점은 52점, 최고 가점은 79점에 달했다.
상당히 오랜 기간 무주택으로 전세 혹은 월세살이를 하면서까지 가점을 쌓은 사람들의 청약 당첨을 통한 내 집 마련 갈망은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실거주'보단 '투기 수요'가 몰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강남권 청약 못지않은 가점이 있어야 당첨권에 든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앞서 '청약광풍'을 일으켰던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경우 당첨자 최저 가점은 59점, 최고 가점은 79점으로, 최저 가점은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보다 높지만 드라마틱한 차이는 아니고 최고 가점은 동일하다.
마포 프레스티지자이 당첨자 최저 가점인 52점은 10년간 무주택으로 살아왔고, 청약통장 가입을 10년 정도 유지한 부양가족 3명의 가구주가 받을 수 있다. 쉽게 가질 수 있는 점수는 아니다. 최고 점수 79점은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살고 아이 셋을 둔 부부가 청약통장을 15년 갖고 있어야 가능한 희귀가점이다.
강남4구 못지않은 인기를 끄는 마포의 뉴타운 재개발 일반분양의 위력이 확인됐다고 볼 수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마포 일대 가격 상승률이 높은 반면 분양가가 낮아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는 앞으로도 많은 청약자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소형 면적의 가점이 생각보다 낮은 이례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마포 프레스티지자이는 전용 59㎡와 84㎡의 1층과 2층 가격 차이가 2억원 이상까지 벌어지고, 전용 59㎡ 고층은 전용 84㎡ 저층보다 비싸게 가격이 나오는 등 건설사가 '평균 분양가' 맞추기에 급급해 납득하기 어려운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비판이 높았다.
이 때문에 전용 59㎡의 경우 단 3가구만 모집한 G타입(당첨자 평균가점 74점) 각각 7가구, 8가구만 분양한 B타입(68.29점), D타입(68.25점)을 제외하곤 가점 평균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21가구를 모집한 A타입은 당첨자 가점 평균이 60.81점이었고, 49가구를 일반에 내놓은 F타입의 당첨 평균가점은 59.39점에 불과했다. 반면 전용 84㎡의 경우 당첨 평균 가점이 타입에 관계없이 고르게 68~72점이 나왔다.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뽑는 전용 59㎡와 84㎡ 청약에서 고가점 실수요자들은 환금성이 더 좋다는 59㎡보다 면적이 조금 넉넉해 살기 좋은 84㎡에 소신청약을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50%는 가점 순으로, 50%는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하는 대형면적인 전용 114㎡의 경우 최고 13억원에 달하는 고분양가 때문에 청약 향방에 귀추가 주목됐지만, 평균 가점이 모두 50점대 중반이 나와 청약시장에 거는 사람들의 높은 기대감을 그대로 반영했다.
서울권 청약시장 분위기는 계속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부가 지난 10일 투기과열지역 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특별공급을 없애면서 사실상 강남지역의 특별공급 자체가 사라졌다. 강남을 노렸던 다자녀·노부모 부양 가구 등은 투기과열지구라도 분양가 9억원 이하 단지가 많아 특공이 가능한 강북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일반분양에서도 정부가 자금조달계획 전수조사와 세무조사 등을 예고한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칼날이 덜 가고 가격도 낮은 강북권 시장의 인기가 더 뜨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강북 재개발이나 뉴타운의 이미지 자체가 좋아진 데다, 여러 규제가 겹친 강남의 대안으로 강북 청약 인기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대적으로는 저렴한 분양가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인혜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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