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쿠쿠홀딩스, 지주사 요건 맞추기 `난관`
입력 2018-04-12 16:31  | 수정 2018-04-12 17:49

쿠쿠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 쿠쿠홈시스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주가가 치솟아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쿠쿠홈시스는 12일 전 거래일 대비 1만500원(5.08%) 내린 1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쿠쿠홈시스의 주당 공개 매수가인 17만8500원보다 9.8%(1만7500원) 높은 수치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21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공개 매수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다. 주가가 공개 매수가를 웃돈다면 쿠쿠홈시스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장내매도하는 게 더 수익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쿠쿠홀딩스는 현재 지주사 체제 전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옛 쿠쿠전자는 렌탈사업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인 쿠쿠홈시스로 재상장했다. 존속회사는 가전사업을 쿠쿠전자(現)라는 별도법인으로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고 쿠쿠홀딩스로 변경상장했다.

다만 쿠쿠홀딩스는 아직 지주사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 쿠쿠홀딩스가 갖고 있는 쿠쿠홈시스의 지분율은 16.82%에 불과하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이외에도 자산 규모가 지주사 요건인 50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공개매수는 이 두가지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됐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는 인적분할했기에 주주 구성이 같다. 오너가가 이번 공개매수에 응하면 지분을 스와프해 지주사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쿠쿠홀딩스도 쿠쿠홈시스의 지분율을 20% 이상 올리는 게 가능한 시나리오다. 여기에 쿠쿠홀딩스가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자산까지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됐다.
앞서 다른 그룹도 이같은 방식으로 지주사 체계를 확립했다. BGF 그룹의 오너가는 지주사인 BGF가 BGF리테일을 상대로 한 공개매수에 응했다. 오너가는 지주사의 지분율을 높였고 BGF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쿠쿠홀딩스 건과 다른 점이라면 공개매수 기간에 BGF리테일의 주가가 공개 매수가를 밑돌아 공개매수에 응한 주주들이 이익을 봤다는 것이다.
쿠쿠홀딩스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서도 구자신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나서야 한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이 75.44%에 달한다.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18.72% 수준이다. 하지만 쿠쿠홈시스의 주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소액주주는 물론, 오너가조차 공개매수에 나설 이유가 사실상 낮아졌다.
쿠쿠홀딩스는 지난 1월11일 변경상장했다. 2년 이내 지주사 요건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다. 이번 공개매수가 무산되더라도 다시 공개매수에 나서면 된다. 오너가가 낮은 공개 매수가에 손해보고 공개매수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이유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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