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제도개선TF가 특허 수수료에 대해 현행 유지가 옳다고 판단했다. 특허 기간 역시 5년을 유지하면서 대기업은 1회, 중소중견기업은 2회까지 갱신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면세점제도개선TF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면세점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에서 토론에 앞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면세점제도개선TF는 지난해 말부터 ▲특허제 ▲등록제 ▲경매제 3가지 방안을 두고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갔으며, 3가지 방안마다의 수정안을 이날 발표했다. 해당 방안들에 대해 관련 기관과 업체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선정할 방침이다.
수정안 발표를 맡은 정재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겸 면세점제도개선TF위원은 먼저 특허제 수정안에 대해 "특허기간은 기존 5년으로 유지하되 대기업도 1회 갱신을 허용하고 중소·중견사업자는 2회까지 갱신을 허용할 생각"이라며 "다만 특허심사위원회에 고용창출과 상생협력 등 기존 사업계획서에 대한 자체평가 보고서와 신규 5년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제도개선TF는 현재 시행되는 특허제의 경우 ▲사업의 미래 불확실성과 직원 고용 불안 ▲사업장 폐쇄로 인한 매몰비용 ▲협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쟁을 통해 신규 사업자의 면세점 시장 진입이 원활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 수정으로 특허제 지속도 하나의 안으로 가능하단 입장이다.
특허제의 경우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를 제안했다. 일정 기준을 갖춘 사업자를 대상으로 면세사업 진출을 시장 자율에 위임하는 방식이다.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단 점에서 '조건부'가 붙었다.
이 안은 사업자 진·출입을 시장에 위임해 면세시장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시장경쟁으로 소비자 편익과 서비스 개선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 정부의 특혜 시비와 특허권 선정에 따른 경직성도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자가 난립하면서 과당경쟁 우려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 사업자들의 입점 브랜드와의 협상력도 약화될 우려가 있다. 초반에 다수의 사업자가 몰리면서 세관 당국의 보세물품 관리와 공항 인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 자본을 가진 외국계 기업과 대기업의 독과점이 심화되고 현행 특허수수료보다 등록수수료가 적어 면세사업에 따른 기업의 이익 환수를 정부가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면세점제도개선TF는 신규 특허 수에 대해서는 시장에 위임하면서 그 밖의 내용은 수정된 특허제로 운영하는 '등록제를 가미한 특허제'를 제안했다. 일정 시점에 신규 사업자 신청을 받아 일정 기준 이상의 경우 신규 특허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특허 갱신도 특허제와 마찬가지로 5년으로 한다. 대기업은 최대 10년 이후에, 중소·중견기업은 최대 15년 이후에 새로운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현행 특허제와 다른 점은 신규 발급 특허 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분적 경매제는 수정된 특허제에 경매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특허수수료에 대해 경매를 실시한다. 기본적인 요건 심사를 한 뒤 오로지 특허수수료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다만 이 경우 통관이 되지 않은 물품을 취급하는 보세판매장으로서의 운영 능력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경매제에서도 보세판매장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요건 심사는 필요해 '부분적'이라는 게 면세점제도개선TF의 설명이다.
부분적 경매제의 가장 큰 장점은 적정 특허수수료 수준을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한다는 점이지만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고,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면세산업 경쟁력 자체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또 경매제를 실시하는 주파수의 경우 주파수 대역과 구간 등 특정성과 구체성이 높아 사전에 가치평가가 용이하지만, 면세업의 경우 예측이 어려워 수요 변화가 클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우선 적용하고 추후 중견·중소 면세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면세점제도개선TF는 고민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 양도 또는 인수합병을 불허해 편법을 막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유창조 동국대학교 교수 겸 면세점제도개선TF 위원장은 "앞으로 2~3차례의 추가적인 회의를 통해 3가지 방안 중 1가지를 선택해 발표할 것"이라며 "미흡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나 제안은 면담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청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