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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던지기 충분했던 한승혁의 1276일 만에 선발 등판
입력 2018-04-10 21:29 
KIA 한승혁(사진)이 10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합격점을 받을 피칭을 펼쳤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지난 등판 결과는 우연이 아니었다. 더 지켜볼 여지를 남긴 한승혁(25)이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 희망을 던졌다.
KIA 입장에서 10일 대전 한화전은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단순 승패여부를 떠나 붙박이가 없는 팀 4-5선발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한승혁의 선발 등판이 예정됐기 때문. 빠른 공을 무기로 해마다 기대감을 안기고 있지만 막상 시즌 때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삼키고 있는 한승혁이 올해는 다를지 모르는 활약을 예고해서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이탈한 한승혁은 지난 4일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고 당일 인천 SK전에 구원 등판해 4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승혁의 투구가 있었기에 KIA는 밀리던 경기를 잡기도 했다. 김기태 감독은 얼마 뒤 한승혁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여러 사안이 고려됐는데 무엇보다 피칭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 전 김 감독은 한승혁에 대해 따로 투구 수 제한은 없다며 5이닝을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승혁이 잘해줄수록 KIA 선발마운드의 옵션이 늘고 수도 다양해진다. 임기영의 복귀 등 변수가 있지만 한승혁이 선발진에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예측도 가능했다.
한승혁은 이날 김 감독 기대를 뛰어 넘는 5⅔이닝을 소화하며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4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2사를 잡은 뒤 정근우에게 볼넷, 호잉에게 벼락 투런포를 맞을 때까지만 해도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한승혁은 2회부터 빠른 속구를 바탕으로 한화 타선을 요리했다. 2회 삼자범퇴, 3회도 1,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최고구속 155km의 속구 스피드와 힘은 여전했고 중간 중간 섞어 던지는 커브와 포크볼,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구사됐다.
수비도 도왔다. 안치홍 등 내외야진은 쉽지 않은 수비 및 후속플레이로 한승혁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탄력 받은 한승혁도 5회를 넘어 6회까지 제 페이스를 유지했다.

하지만 호잉과의 승부가 쉽지 않았다. 1회 그리고 6회, 두 번이나 홈런을 맞고 실점했다. 이날 한승혁의 실점은 호잉에게 허용한 피홈런 두 방이 전부였다. 호잉에게 동점을 맞은 뒤 이성열에게 볼넷을 내줘 흔들리는 듯 했지만 금세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버텨줬다. 그리고 임창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KIA는 8회말 불펜진이 결승점을 내주며 3-4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한승혁 역시 승리투수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다만 내용이 좋았다. 확실히 버텨주고 윽박지르는 피칭을 선보였다. 어쩌면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일지도 모르는 효과를 내며 그렇게 1276일(2014년 10월12일 광주 삼성전) 만에 선발 등판을 마쳤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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