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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이종목] 하나투어, 워라밸 열풍 타고 고공행진
입력 2018-04-09 17:20 
하나투어가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 문화가 확산되면서 하나투어 본업인 여행사업이 활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면세점 사업 적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다.
9일 하나투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3월 이후 주가가 17.5%나 올랐다. 지난달 5일 장중 9만9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1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엔 장중 12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연초 이후로도 주가는 16.3% 오른 상태다.
이처럼 하나투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해외 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중 관계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점차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해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 여행사이트에 '한국' 항목이 다시 등장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이뤄진 지 약 1년 만이다. 그만큼 하나투어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영업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1860억원)과 지배주주 귀속순이익(118억원) 역시 각각 8.6%, 126.9%씩 늘어날 것이란 추정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하나투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90억원으로 지난해(408억원)보다 69.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엔 이보다 많은 8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점차 완화되는 기조를 나타내면서 면세점 사업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하나투어는 SM면세점 지분 90.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SM면세점은 지난해 영업손실 276억원을 기록한 바 있지만, 지난 3년간 적자의 주범이던 시내 면세점 규모를 줄이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적자 폭을 줄여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하나투어가 지분 70%를 보유 중인 하나투어재팬 역시 빠르게 몸집을 키워 나가면서 하나투어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하나투어재팬의 지난해 매출액(79억3000만엔)과 영업이익(17억6000만엔)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51% 상승했다. 블룸버그 기준 2019년 예상치는 각각 116억엔, 28억5000만엔에 달할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말 짧은 시간이라도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그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면세점 등 주요 자회사들의 흑자 전환이 향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투어 연결 실적으로 이어지는 주요 자회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16년 94억원 적자에서 내년엔 217억원 흑자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매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현재 증권사들은 하나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평균 14만3818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주가 대비 18.9%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
[고민서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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