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장제품 전문기업 로스웰인터내셔널(이하 로스웰)은 지난 2016년 6월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지주회사다. 지난 2006년 설립한 이 회사는 장쑤성 양저우시에 손자회사인 강소로스웰전기유한회사를 두고 캔(CAN, Controller Area Network) 시스템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및 자동차 전장품, 전기차 배터리팩(Battery Pack) 사업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로스웰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시장 저변에 깔린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지워버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국내 시장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상장 이후 주가는 줄곧 하락, 현재는 공모가(3200원)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물론 주가 하락은 회사 본연의 가치 평가에 따른 것이 아닌 상장 직후 일부 중국 기업의 허위 공시가 터져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었다.
◆주가 저평가 안타까워…실적 성장 통해 밸류에이션 제고
저우샹동 로스웰 대표이사. [사진 = 김경택 기자]
중국 장쑤성 양저우시 로스웰 본사에서 만난 저우샹둥 대표이사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어떻게 '차이나 프리미엄'으로 탈바꿈할 것인가에 있다. 저우샹둥 대표는 "상장 후 약 2년의 시간 동안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 본격화 등 회사는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면서도 "다만 성장의 과실이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지 못하는 점은 대표이사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본연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일단 실적은 양호하다. 지난 2015년 로스웰의 연결 매출액은 5억3297만RMB(위안)이었지만 2016년 4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진출해 그해에는 9억2458만RMB 매출을 달성, 무려 73.5%에 달하는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4.5% 급증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매출성장이 이뤄진 덕분이다. 저우 대표는 "지난해에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상용차에서 승용차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며 주력 사업인 CAN 시스템 역시 커넥티드카 사업 등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CAN 시스템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사업과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의 승용차 시장 진출 등이 큰 가지다.
현재 로스웰은 CAN 시스템을 통해 다중통합 전자제어 시스템(CAN Bus), 주행기록기, 차체제어모듈(BCM), 주행기록기, 디지털악셀, 스마트키 시스템(PEPS), 공조시스템 등을 제작하고 있다. CAN 시스템은 자동차 내 전자제어장치(ECU)들을 연결하는 표준 통신 규격이다. 최근 개발되고 있는 커넥티드카는 모두 CAN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중국내 최대 와이파이 서비스 전문업체, 1400개 운송기업, 800개 버스터미널 및 12개 주요 버스업체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꾸준히 매진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제조하는 로스웰 신에너지사업부 공정 라인. [사진 = 김경택 기자]
배터리전원관리시스템(BMS) 등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 역시 기존 상용차 위주에서 승용차까지 대상을 확대할 경우 또 한번의 매출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신에너지자동차 보급정책을 실시해 중국 자동차회사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의무판매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자동차 총 생산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10%까지 할당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는다. 규제에 따른 전기차 생산량 비중이 해마다 점증할 것으로 전망돼 로스웰의 배터리팩 사업 역시 꾸준히 순항할 것이라는 설명이다.2021년까지 50억RMB 매출을 실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매출액이 약 10억RMB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5년만에 5배 넘게 성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현재 로스웰의 매출구조는 대부분 내수 위주인데, 향후 글로벌 클라이언트로 직납품해 해외 비중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로스웰은 중국 정부 인증 기업…주주친화 정책 지속할 것
로스웰이 획득한 중국합격평가국가인가위원회(CNAS, China National Accreditation Service for Conformity Assessment) 증서. [사진 = 김경택 기자]
저우 대표는 실적 성장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국내 상장사와 달리 중국 상장사는 투자자들과의 정보 교류가 쉽지 않아 자칫 불신을 살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 회사의 재무제표는 믿을 수 없다'는 냉소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그는 "로스웰은 지난 2009년 중국 정부로부터 '하이테크 기업'으로 선정돼 법인세 40% 감면 등 실질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이밖에도 2012년 이후 자체 전자제어모듈(ECM) 실험실을 중국합격평가국가인가위원회(CNAS, China National Accreditation Service for Conformity Assessment)로부터 인증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CNAS 인증 실험센터는 중국 정부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로스웰은 동종 업계에서 유일하게 ECM성능테스트 실험실 CNAS 인증을 얻은 업체다. 3년마다 재심의를 진행하는데, 올해에도 심의를 통과해 오는 2021년까지 CNAS 인증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로스웰은 중국 포톤(FOTON)자동차로부터 9년 연속 '우수공급상' 칭호를 수여해 공신력을 확보했다.
저우 대표는 "자사주 신탁계약을 통한 자사주 매입, 지난해 결산 배당의 차등지급(최대주주 포기) 역시 신뢰도 제고 및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로스웰은 주당 0.32위안을 지급하는 결산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최대주주인 저우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배당 권리를 포기했다.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향후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한 조처였다.
로스웰인터내셔널 본사 정문 전경. [사진 = 김경택 기자]
그러면서 국내 금융당국에 대한 당부의 목소리도 전해왔다. 차이나 디스카운트의 본질적인 문제가 중국 기업에 있는 것은 맞지만 허위공시, 회계논란 등 일련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상장 심사 제도를 보다 강화해 이미지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저우 대표는 "우량한 기업이 있으면 부실한 기업도 있는 것은 중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상장예비심사 청구 단계에서 보다 심사를 엄격히 하면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을 조금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마지막으로 저우 대표는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안착해 기업이 성장해올 수 있던 것은 투자자들이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줬기 때문"이라면서 "여전히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로스웰은 이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꾸준히 성장할 것이며 우량한 실적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을 끝맺었다.
한편 로스웰의 지난해 매출액(내부회계감사 기준)은 11억5435만RMB, 영업이익은 2억1104만RMB로 전년 대비 각각 24.8%, 2.2%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률이 다소 낮아진 데 대해 연구개발(R&D) 투자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지난해 매출원가 및 판관비는 2016년 대비 각각 33.9%, 17.0% 늘어났다.
[장쑤 양저우 =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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