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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낸 곽빈, 김태형 감독이 바랐던 그 장면
입력 2018-04-03 23:45 
곽빈(사진)이 두산의 연장 접전 승리를 이끄는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젊은 불펜진에 대해 (위기를) 스스로 견뎌내야한다”고 밝혔다. 마치 이날 경기 곽빈의 모습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말이다.
두산 불펜진은 지난 주말 KT를 맞아 호되게 당했다. 2.83이던 팀 평균자책점이 5.53으로 껑충 뛰었다. 한 이닝 두 번의 만루 홈런, 8점차 역전패 등 아쉬운 순간을 수차례 만들었다. 모두가 힘을 내지 못했다. 이영하, 박치국, 곽빈 등 젊은 투수진에게는 시련의 순간이었다.
3일 잠실 LG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이에 대해 간단하게 답했다. 본인들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다들 자기 공을 던진다. 팀에 기여할 것”라고 믿음도 내비쳤다. 믿음과 채찍질이 섞인 의미심장한 멘트였다.
두산은 3일 경기서 LG에 연장 접전 끝 5-4로 승리했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선취점을 따냈지만 LG의 추격에 경기 막판 동점까지 허용했다. 4-4 행진이 계속됐고 이 과정에서 두산 타선은 결정적 한 방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불펜도 힘겨웠다. 특히 두산 입장에서 8회초 위기는 가장 위험했다. 동점 허용, 그 이후 계속된 1사 2,3루 위기. 7회 어려운 상황을 잘 막은 이영하가 8회초 안타를 맞았고 이어 등판한 박치국은 연속타로 위기를 키웠다. 여기에 구원 등판한 홍상삼이 초구를 폭투로 던지며 순식간에 LG쪽으로 흐름이 쏠렸다.
결국 두산은 공 1개만 던진 홍상삼을 곽빈으로 교체했다. 신인 곽빈에게는 긴장감이 넘칠 상황. 하지만 그만큼 곽빈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곽빈은 앞서 2안타를 기록한 정상호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 돌렸다. 이어 대타 김용의와도 6구 승부 끝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곽빈은 주먹을 불끈 쥔 채 환호했다. 신인으로서 가장 어려운 순간, 김 감독 주문처럼 마운드에서 스스로 이겨낸 것이다.
경기는 연장까지 흘렀다. 두산은 짜릿한 승리를 차지했다. 곽빈의 8회초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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