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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뚜렷한 초반 판세, 어디가 빠르고 어디가 처졌나
입력 2018-04-03 05:58  | 수정 2018-04-03 10:39
KT는 강백호(오른쪽)의 등장과 강해진 타선효과로 초반 화제의 중심에 놓여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수많은 궁금증과 변수 속 개막한 2018 KBO리그. 팀별 8경기씩을 치렀다. 아직 낙관도 비관도 섣부른 시점이다. 다만 살펴볼 수 있는 몇 가지 흐름은 있었다.
▲단단하네 NC-SK, 무섭다 KT
2일 기준 1,2위라는 성적을 넘어 그 안정감이 매우 높은 NC와 SK. 투타에서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NC는 새 외인조합 투수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이 순조롭게 출발한 것이 큰 수확. 왕웨이중은 두 번 선발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대만출신이라는 점 자체가 대외적으로 크게 홍보되며 경기 외적 바람도 일으켰다. 이와 함께 시즌 전 새로 합류한 포수 정범모도 경험이 부족한 신진호와 함께 상호보완적 임무를 양분하고 있다.
SK도 긍정적인 소식들로 가득하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후 두 번의 등판이 모두 성공적이라 기대감은 높아졌다. 김광현은 10이닝 동안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투구 수 관리를 받고 있지만 컨디션은 나빠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새 외인 앙헬 산체스까지 강점을 발휘하며 단숨에 SK 선발진은 리그 최강 중 한 팀으로 거듭났다. 다만 선발진 메릴 켈리가 어깨 염증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아직까지는 약점으로 꼽힌 불펜도 이상신호가 없다. 박정배-윤희상 등 베테랑들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마운드만 강한 게 아니다. SK의 원래 강점인 타선은 올해도 무시무시하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 한화를 상대로 25점을 뽑았으며 28안타 9개 홈런을 날렸다. 최정은 한 경기 3개 홈런을, 로맥은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KT는 시즌 초 단연 핫한 팀이다. 8경기 만에 벌써 많은 이야기를 양산했다. 대형신인 외야수 강백호는 그 중심. 벌써부터 홈런만 3방에 상대 에이스에게도 기죽지 않고 경기 흐름을 바꿔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KT 라인업 자체가 매서워졌다. 31일 경기에서는 이해창-로하스가 한 이닝 만루홈런 2방을 날리기도 했으며 두산을 상대로 0-8 경기를 20-8로 뒤바꿔놓는 등 화력이 심상치 않다. 다만 아직 1군 합류 전인 더스틴 니퍼트의 건강, 기대보다 부진한 주권 등 토종선발투수의 모습은 불안함을 일으키기도 했다.
LG는 지난 주말 의미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KIA,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 드러냈을까
디펜딩챔피언 KIA는 4승4패(1일)를 기록, 무난한 출발을 했다. 성적만 보면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 1위(3.44) 팀 타율(0.309)가 말해주듯 세부지표에서 훌륭하다. 선수들 전체가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심동섭 등 몇몇 불펜요원이 빠졌음에도 박정수, 문경찬 등 새 얼굴들이 등장해 메워주고 있다. 이명기, 김민식, 김세현이 시즌 초부터 함께하며 맹활약 중이고 외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는 1년 전과는 다른, 공수주에서 최고의 활약을 뽐내는 중이다. KIA 선수들은 폭발할 때 터져주고, 봉쇄할 때 확실히 틀어막는 소위 고급야구를 꽤나 구사하고 있다. 선수단 전체에 승리 DNA와 자신감이 넓게 퍼져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효과도 안고가고 있다.
물론, 에이스 헥터 노에시의 2경기 연속 조절 안 된 투구수, 나지완의 올라오지 않는 감, 28일 광주 삼성전처럼 돌연 크게 식어버리는 전체타선의 모습 등 아직은 긴가민가한 장면도 여럿 나오고는 있다. 일단은 우승팀의 위용을 확실히 보여줬으나 또 한 번의 우승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정도로 평가될 수 있던 8경기였다.
▲조금 더 지켜봐야할
나머지 팀들은 아직 몸이 다 풀리지 않았는지 강렬한 모습은 없었다. 두산은 외인조합은 나쁘지 않았으나 젊어진 불펜이 아직은 부족한 감이 컸다. 지난 주말 KT에게 2경기 연속 허용한 역전패는 앞으로 시즌에 대한 걱정을 안기기 충분했다. 넥센은 박병호 효과가 두드러지며 타선에서의 무게감이 더해졌다. 마운드에서 에스밀 로저스 효과도 기대하고 있으나 경기 외적 아닌 내적으로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상황.
LG는 개막 NC, 지난 주중 넥센과의 시리즈서 여러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는데 주말 KIA전에서는 의외의 기량을 뽐내 위닝시리즈를 따냈다. 새 외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3경기 연속 3안타 및 1일 잠실 KIA전 끝내기 안타가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삼성은 시범경기 한정 안타까움을 일으켰으나 윤성환의 분투, 특히 신예투수 양창섭의 발견이라는 소득 속 시즌 돌입 후 맥없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 걱정을 안긴 외인투수 팀 아델만도 선전했다. 다만 3일 등판하는 보니야는 큰 우려를 안고 있다. 이번 주 등판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한화가 지난 주말 아쉬운 경기력을 펼쳐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아쉬운 롯데, 더 아쉬운 한화
롯데가 개막 후 7연패에 빠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만큼 의외의 상황인데 이는 시즌전체에 대한 예상을 크게 뒤집기 충분했다. 아직 시즌은 길고 롯데 전력이 중상위권 이상을 평가 받고 있지만 초반 임팩트로 인해 낙관적인 전망이 크게 줄었다. 7연패가 확정된 뒤 이대호를 향한 일부 몰지각한 팬의 치킨상자 투척사태는 대권후보 자리를 내준 듯한 롯데의 쓸쓸한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력이 강한데다 분위기를 치고 올라간다면 초반 상처는 경험 치로 바뀔 수도 있다.
롯데에 다소 가려졌지만 한화의 지난주 모습도 만만치 않았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맥이 풀린 경기만 펼쳐 실망감을 안겼다. 30일 4-8, 31일 1-12, 1일 1-13. SK에게 3경기 동안 34안타, 11개 홈런을 맞았고 33점이나 내줬다. 박빙의 흐름서 계속 패배한 롯데보다 더 심각한 내용이 분명했다.
물론 한화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쳐지는 편이고 새로운 코칭스태프와 함께 변하는 단계임은 사실이다. 김태균 부상 등 변수도 있었다. 초반 마운드가 맞아나가며 전체 경기가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SK전 주말시리즈는 무려 한화의 홈 개막전이었다. 홈팬들 앞에 서는 첫 인사. 한화 구단 또한 각종 의미 있는 행사들을 많이 마련했는데 팬들이 관전한 것이라고는 SK 타자들이 신나게 터뜨리는 대포뿐이었다. 어이없는 수비실수, 무기력한 연속삼진 등이 초반부터 나와서는 안 될 것이다. 개막 첫 주만 평가해서는 유력한 꼴찌후보로 거듭난 게 사실인데 본격적인 시즌에서는 반전 모멘텀을 만들어야 함이 필수적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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