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반도의 봄 올까…태권도시범단 평양공연 성황리에 마쳐
입력 2018-04-01 20:28  | 수정 2018-04-08 21:05

16년 만에 성사된 우리 태권도시범단의 평양공연이 1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펼쳐졌습니다.

이날 시범 공연에는 북측의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김영호 내각 사무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김춘식 국가체육위원회 서기장 등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우리측에서는 김일출 태권도시범단 총괄단장, 나일한 시범단 단장이 자리했습니다.

공연이 열린 평양 태권도전당은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습니다. 25만㎡ 부지에 연면적 1만8천㎡ 규모의 북측 태권도 경기·훈련기지로 1992년 개관했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전광판에는 '남측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습니다.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 20여 명은 평양 태권도전당 메인 경기홀의 2천300여석의 관람석을 가득 메운 북측 관중들 앞에서 50분 동안 단독공연을 펼쳤습니다.

공연은 '점화, 가슴에 불을 붙이다'가 주제로, 가볍고 경쾌한 리듬에 맞춘 승무 퍼포먼스로 시작됐습니다.

암전 후 성냥 켜는 소리에 촛불이 점화되고 어둠 속에서 도를 연마하는 스승과 제자들의 상황극 퍼포먼스가 펼쳐졌습니다. 스승으로부터 점화된 촛불을 받은 제자들이 힘이 넘치는 품새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호신술 시범에 이어 고공격파, 감각격파 등 우리 시범단의 트레이드마크인 화려한 발차기 시범이 진행됐습니다. 특히 도복 띠로 눈을 가린 단원이 공중회전 발차기로 목표물을 가격하자 관람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부채춤이 어우러진 여성 단원들의 품새는 예술적 완성도가 돋보였습니다.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 속에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했습니다.

어느새 공연은 후반부로 넘어가고, 아리랑 연주에 맞춘 품새와 격파로 공연은 마무리됐습니다.

최휘 위원장은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했다"고 평가한 뒤 "태권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점을 서로 배워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태권도시범단이 방북해 시범 공연을 한 것은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대한태권도협회가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 공연을 선보인 후 처음입니다.

태권도는 남북 모두의 국기(國技)로 뿌리는 하나지만 분단 후 70여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측 태권도가 WT를 중심으로 올림픽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며 변화해온 반면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축이 된 북측은 '무도'로서 태권도의 원형을 유지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이번 공연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는 남북 화해 무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권도시범단은 2일 오후 4시 30분에 평양대극장에서 북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과 합동 공연을 한 뒤 예술단과 함께 3일 밤 전세기 편으로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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