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가·환율` 쌍날개 항공株 고공행진
입력 2018-04-01 18:29 
최근 미국 원유 생산량 증가로 유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원화 강세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항공주들이 날개를 펴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2350원(5.25%) 오른 4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막판 4만7450원까지 뛰어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각각 3.36%, 0.11% 동반 상승했다. 이 밖에도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홀딩스와 진에어 주가가 2.84%, 2.81%씩 오르며 항공주가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코스피가 대내외 변수로 변동폭을 키우는 가운데 항공주가 비상을 시작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지난달 초부터 급등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64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찾은 가운데 달러당 원화값이 1063.0원까지 뛰어 비용 부담 우려를 덜어냈다. 여기에 지난 2월 누적 출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517만명을 넘어서면서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까지 키웠다. 개별 항공사별로는 합작법인(JV) 설립과 차세대 기종 도입 등이 주가 상승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생산과 재고 증가 소식에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북·중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칙적 합의 도출 등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화 강세 기조가 계속됐고 이에 따라 항공주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주일 새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항공주는 제주항공이다. 이 기간 코스피가 1.2%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제주항공은 그 10배가 넘는 13.8%나 상승했다. 지난달 23~30일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8억원, 9억원을 동반 순매수하며 제주항공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최근 신임 대표가 직접 나서 인수·합병(M&A) 관련 루머를 해명하고 중거리 노선 확대 가능성을 내비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대한항공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에서 미국 항공사인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합작법인 설립에 대해 조건부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사는 추가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2분기 합작법인 운영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대한항공이 태평양 노선 공동 운항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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