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념일에만 가는 건 `옛말`…호텔 뷔페의 `무한도전`
입력 2018-03-31 14:06  | 수정 2018-03-31 18:35
롯데호텔서울 라세느 [사진 제공 = 롯데호텔]

과거 호텔 뷔페는 졸업식이나 연인 간 기념일, 가족 행사 등 특별한 날에 이벤트로 찾는 경우가 많았다. 호텔 경쟁 역시 객실이나 서비스 개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호텔의 F&B(푸드앤베버리지)가 뜨고, 홍콩과 방콕의 페닌슐라나 만다린 오리엔탈 같은 글로벌 체인호텔 뷔페를 방문하는 것이 그 도시의 여행 일정 중 하나가 되는 등 호텔 뷔페가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한국을 방문해 '서울 3대 호텔 뷔페'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이 늘었고 친구들과 가볍게 호텔 뷔페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호텔 뷔페가 호텔의 방문 목적이 된 셈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31일 "F&B 매출의 50~60%가 뷔페 레스토랑에서 발생한다"며 "호텔 뷔페는 호텔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높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은 앞다퉈 뷔페 레스토랑의 매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호텔 레스토랑의 경쟁 상대는 타 호텔 뿐 아니라 좋은 분위기와 최고의 서비스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전세계 레스토랑"이라며 "특별한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 기조에 맞춰 계절별 프로모션과 해외 현지 음식 프로모션 등 호텔만의 이벤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호텔 업계에 따르면 프로모션 기간 매출은 평소보다 20~30% 증가한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올 초부터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프랑스 등 해외 국적의 외국인 셰프를 적극 채용해 해당 문화권의 음식 메뉴를 늘리고 있다. 중국인 셰프는 딤섬, 인도인 셰프는 커리와 난, 프랑스 셰프는 디저트에 주력하는 식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특정 기간 동안 해외 문화권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모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자는 취지"라며 "랍스터와 양갈비 같은 라세느의 시그니처 메뉴부터 짜조, 분짜, 커리까지 지역 음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이 큰 소비를 뜻하는 신조어)도 높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롯데호텔서울은 또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인 '피에르가니에르' 출신 셰프를 라세느에 배치해 피에르가니에르에서 맛볼 수 있던 ▲럼 파나코타 ▲홍삼을 곁들인 커피젤리 ▲바나나타르트 등 20여 가지의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그랜드 키친은 '로컬푸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새로운 지역음식과 전통 한식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통일 신라시대부터 기르던 토종 품종인 고대미를 추가했다. 고대미는 일반 쌀보다 영양소가 많지만 다른 벼보다 키가 커 잘 꺾이기 때문에 재배가 어렵다. 한 가마니(20Kg 기준) 가격이 50만원을 육박해 일반쌀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호텔 수제 간장으로 담근 고구마 장아찌와 은행 장아찌 등 이색 장아찌도 내놨다.
호텔 뷔페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큰 만큼 가격을 낮춘 프로모션도 있다. 여의도 콘래드 서울은 국제구호개발옹호 NGO(비정부기구) '월드비전'과 함께 매주 수요일 '올 데이 제스트 데이:나눔의 수요일'을 실시한다. 5000원 이상 기부하면 제스트 뷔페를 40% 이상 할인된 5만3000원(제스트 평일 저녁 정상가 9만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는 매주 월요일 점심 여성 이용객에게 30% 할인해주는 '레이디스 데이'를 실시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레스토랑이 중식과 일식 등 전통적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대중성이 높고 다양한 고객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으로 옮겨지고 있는 만큼 특급호텔 역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시도들을 지속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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